달빛서재 (114)

확장된 풍경

by 이 범



“소연 님, 행사 정말 좋았어요.”
문화재단 관계자가 책방을 둘러보며 말했다.
“혹시, 정기 프로그램으로 이어갈 생각 있으세요?
작가와의 대화, 낭독회, 글쓰기 워크숍 같은 걸요.”

소연은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책방은 조용했고,
그 조용함 속에서 그녀는
자신의 글과 공간이 더 넓은 풍경을 품을 수 있을지 고민했다.

준혁은 커피를 내리며 말했다.
“소연아,
이 공간이 넓어지는 건
네 마음이 더 많은 사람에게 닿는다는 뜻이야.
하지만…
너무 많은 바람이 불면
우리의 온기가 흐려질 수도 있어.”

소연은 창가에 앉아
노트를 펼쳤다.
그녀의 손끝은 조심스럽게 문장을 적었다.

> “확장된 풍경 속에서도
> 우리가 지켜야 할 온기는 있다.”

그날, 두 사람은 책방 구석에 앉아
제안서를 함께 읽었다.
창밖엔 가을빛이 깊어지고 있었고,
책방 안엔 잔잔한 현악 선율이 흐르고 있었다.

“준혁아.”
소연이 말했다.
“나는…
이 공간이 더 많은 이야기를 품었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그 중심엔
당신과 내가 있어야 해요.”

준혁은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그럼,
우리가 지켜낼 수 있는 만큼만
조금씩 넓혀가요.
책방은 우리 마음의 집이니까.”

그날, 두 사람은
확장된 풍경 속에서
서로의 감정을 더 깊이 꺼내었고,
그 마음은 또 다른 선택을 향해
조용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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