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서재 (115)

낭독의 밤

by 이 범

"낭독의 밤"

책방 안엔 조용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첫 정기 프로그램, ‘낭독의 밤’이 시작되기 직전이었다.
소연은 창가에 앉아 노트를 정리했고,
준혁은 커피 향을 은은하게 퍼뜨리며 공간을 따뜻하게 만들고 있었다.

“소연 씨, 준비되셨어요?”
문화재단 관계자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소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이 공간이…
오늘은 조금 더 많은 이야기를 품게 될 것 같아요.”

그날, 책방엔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다.
학생, 직장인, 작가 지망생, 그리고 조용히 앉아 있는 중년 여성까지.
소연은 자신의 글을 낭독하며,
그들의 눈빛 속에서 조용한 공명을 느꼈다.

> “우리는 모두,
>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자리를 찾고 있다.
> 이 책방이 그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

낭독이 끝난 뒤,
한 여성이 다가와 말했다.
“소연 님의 글을 들으니
내 안에 묻어둔 감정이 조금씩 풀리는 것 같아요.
고맙습니다.”

소연은 조용히 웃으며 말했다.
“그 말이…
제가 글을 쓰는 이유예요.”

준혁은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소연에게 다가와 말했다.
“오늘, 정말 멋졌어요.
책방이… 살아 있는 것 같았어요.”

밖은 초가을의 바람이 창을 흔들고 있었고,
책방 안엔 잔잔한 현악 선율이 흐르고 있었다.

그날, 두 사람은
낭독의 밤 속에서
서로의 감정을 더 깊이 꺼내었고,
그 마음은 또 다른 이야기를 향해
조용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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