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 툇마루

by 이 범

물빛 같은 나무 결 따라
고요가 길게 숨을 쉬고,
처마 끝에 내려앉은 햇살은
한 칸 한 칸 봄을 빚는다.문살 사이 바람이 지나면
옛 노래처럼 마음이 울고,
화분의 작은 잎들마저



조용히 초록 박자를 맞춘다.이 긴 마루 끝 어디쯤엔
그리움도 다정한 집이 되어,
발끝마다 사뿐사뿐
평온 한 채를 피워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