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과의 대결

모세와 아론

by 이 범


2498년 11월 16일, 청와대.
모세(80세)와 아론(83세)이 대통령실로 들어갔다.
선우 가문 원로 50명도 함께.
경비가 삼엄했다.



하지만 대통령 김철수(55세)가 면담을 허락했다.
"선우 가문 대표들이 뭔가 요구한다고?"
"들어보지."
모세와 아론이 대통령 앞에 섰다.


모세가 말했다.
"대통령님."
"뭐냐?"
"주 선우 가문의 하느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하느님?"
모세가 계속했다.


"'내 백성을 내보내어.'"
"'그들이 설악산에서 나를 위하여 축제를 지내게 하여라.'"
대통령 김철수가 비웃었다.


"그 주님이 누구인데?"
"그분의 말을 듣고."
"선우 가문을 내보내라는 것이냐?"
그가 책상을 쳤다.


"나는 그 주님을 알지도 못한다!"
"그리고 선우 가문을 내보내지도 않겠다!"
아론이 다시 시도했다.


"대통령님."
"선우 가문의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나타나셨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설악산으로 사흘 길을 걸어가."
"주 우리 하느님께 제사를 드리고자 합니다."
"허락해 주십시오."
"그러지 않으시면..."
"뭐?"
"그분께서 전염병이나 재앙으로 우리를 덮치실 것입니다."
대통령이 일어났다.


분노했다.
"모세와 아론!"
"너희는 어찌하여."
"백성이 일을 하지 않도록 부추기느냐?"
"너희 일터로 돌아가라!"

대통령이 계속 말했다.
"선우 가문이 이제 얼마나 되는지 아느냐?"
"20만 명이다!"
"한국 인구의 큰 부분이다!"
"그런데 너희는 그들이 일을 그만두게 하려는구나!"
그가 비서에게 명령했다.


"노동부 장관을 불러라!"
"건설부 장관도!"
"지금 당장!"
30분 후.
두 장관이 대통령실에 들어왔다.
대통령이 지시했다.


"오늘부터."
"선우 가문을 더 심하게 부려라."
"예?"
"짚을 더 이상 주지 마라."
"벽돌 만드는 데 쓰는 짚을."


"그들이 직접 가서 짚을 모아 오게 하라."
장관들이 놀랐다.
"하지만 대통령님."
"벽돌 할당량은?"
"그대로다!"
"예전에 만들던 것만큼 만들게 하라."
"그 양을 줄여서는 안 된다!"
노동부 장관이 항의했다.


"대통령님, 그건 불가능합니다."
"짚 없이 어떻게 벽돌을..."
대통령이 소리쳤다.
"그들은 게으르다!"
"그래서 '가서 하느님께 제사 드리게 해달라'고 아우성친다!"
"일을 더 힘들게 하라!"
"그러면 그들이 일만 하느라."
"허튼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것이다!"
장관들이 고개를 숙였다.


"알겠습니다."
대통령이 모세와 아론을 노려봤다.
"나가라."
"그리고 다시는 이런 요구 하지 마라."
모세와 아론이 물러났다.
원로 50명도 함께.
실패했다.
완전한 실패.


그날 오후.
정부 명령이 내려갔다.
전국 선우 가문 노동 현장에.
긴급 지시:
즉시 짚 공급 중단
노동자들이 직접 짚을 구해올 것
벽돌 할당량은 그대로 유지
그날 일은 그날로 완수할 것


위반 시 감독관을 처벌함
평창 건설 현장.
작업 감독관이 5만 명 노동자들에게 발표했다.
"대통령님 명령이다!"
"오늘부터 짚을 주지 않는다!"
노동자들이 술렁였다.
"짚 없이 어떻게 벽돌을 만듭니까?"
"직접 가서 찾아오라!"
"어디서?"
"어디든!"
"들판에서!"
"산에서!"
"너희가 알아서 하라!"
한 노인이 물었다.
"그럼 할당량은요?"
"그대로다!"
"하루 1만 개!"
"불가능합니다!"
감독관이 채찍을 들었다.


"불가능하다고?"
"그럼 맞을 준비를 해라!"
그날부터 지옥이 시작되었다.
노동자들은 새벽 3시에 일어났다.
들판으로 달려갔다.
짚을 찾으러.
한두 시간 찾았다.


조금 구했다.
그리고 현장으로 돌아와 벽돌을 만들었다.
하지만 짚이 부족했다.
벽돌이 잘 안 만들어졌다.
할당량을 채울 수 없었다.
감독관들이 조장들을 때렸다.


"어째서 할당량을 못 채우느냐?"
"짚이... 부족합니다..."
"변명하지 마라!"
채찍질.
조장들은 선우 가문 사람이었다.
하지만 정부에 협력하는 자들.
그들도 고통받았다.


위에서는 압박.
아래에서는 원망.

섹션 1: 조장들의 항의
11월 17일.
조장 20명이 청와대로 갔다.
대통령을 만나러.
직접 항의하러.
대통령실.
조장 대표 김동수(55세)가 부르짖었다.


"대통령님!"
"어찌하여 종들에게 이렇게 하십니까?"
"무슨 소리냐?"
"종들은 짚을 받지도 못하는데."
"벽돌을 만들라고 합니다!"
"보십시오!"
김동수가 등을 보였다.


채찍 자국.
"종들이 이렇게 매를 맞았습니다!"
"대통령님께서는 이 백성에게 잘못하고 계십니다!"
대통령이 냉정하게 대답했다.


"너희는 게으르기 짝이 없는 자들이다."
"예?"
"그러니까 너희가."
"'가서 주님께 제사를 드리게 해달라' 하고 말하는 것이다."
"아닙니다! 우리는..."
"가서 일이나 하여라!"
"너희에게 짚을 대 주지 않겠다!"
"그러나 벽돌은 정해 준 수대로 만들어 내어라!"
조장들이 절망했다.


"대통령님..."
"나가라!"
조장들이 청와대를 나왔다.
절망적이었다.
김동수가 중얼거렸다.


"우리가 곤경에 빠졌다..."
"완전히 곤경에..."


조장들의 저주
청와대 정문.
조장들이 나오는데.
모세와 아론이 기다리고 있었다.


"형제들..."
조장들이 모세를 보자.
분노가 폭발했다.
김동수가 모세에게 달려들었다.
"모세!"
"아론!"
"당신들 때문이야!"
"당신들 때문에 우리가 이렇게 됐어!"
다른 조장들도 소리쳤다.


"주님께서 당신들을 내려다보시고."
"심판해 주셨으면 좋겠소!"
"당신들은 대통령과 그 신하들이."
"우리를 역겨워하게 만들었소!"
"우리를 죽이도록."
"그들 손에 칼을 쥐어 주었소!"
모세는 아무 말도 못했다.


아론도 침묵했다.
조장들이 떠났다.
저주하며.
모세와 아론만 남았다.
결(決) - 섹션 3: 모세의 탄원
그날 밤.
모세는 다시 평창 새벽터로 갔다.


혼자.
조상들 무덤 앞.
무릎을 꿇었다.
하느님께.
"주님!"
목소리가 떨렸다.
"어찌하여 이 백성을 괴롭히십니까?"
눈물이 흘렀다.
"어찌하여 저를 보내셨습니까?"
"제가 대통령에게 가서."
"당신 이름으로 말한 뒤로."
"그가 이 백성을 괴롭혀 오고 있습니다!"
모세가 땅을 쳤다.


"더 심해졌습니다!"
"짚도 안 줍니다!"
"할당량은 그대로입니다!"
"사람들이 새벽 3시에 일어납니다!"
"들판을 뒤집니다!"
"그래도 부족합니다!"
"매를 맞습니다!"
"조장들이 저를 저주합니다!"
모세가 하늘을 향해 소리쳤다.


"그런데도 당신께서는."
"당신 백성을 도무지 구해 주시지 않습니다!"
"왜입니까?"
"왜 침묵하십니까?"
"왜 일하지 않으십니까?"
침묵.
별만 쏟아졌다.


모세는 무덤 앞에 엎드렸다.
"주님..."
"제가 실패했습니다..."
"용서하십시오..."
에필로그
그날 밤.
20만 선우 가문 사람들.
대부분은 잠들지 못했다.
너무 고통스러웠다.


내일 새벽 3시에 일어나야 했다.
짚을 찾으러.
그리고 하루 종일 벽돌을 만들어야 했다.
불가능한 할당량.
한 가정.


아버지(45세), 어머니(42세), 아들(20세), 딸(18세).
아버지가 말했다.
"모세 때문이야."
"여보..."
"그가 대통령을 만나기 전에는."
"이 정도는 아니었어."
"하지만 아버지."
아들이 말했다.


"하느님께서 모세를 보내셨잖아요."
"표징도 봤잖아요."
"하느님이라고?"
아버지가 비웃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이렇게 고통받게 하시나?"
"아버지!"
"아들아, 현실을 봐라."
"우리 삶이 더 나빠졌어."
"모세는 실패했어."
"하느님도 침묵하고 계셔."
어머니가 울었다.


"어떡하죠..."
"내일 또..."
딸이 어머니를 안았다.


"엄마, 조금만 기다려요."
"하느님께서 일하실 거예요."
하지만 아무도 확신하지 못했다.
평창 새벽터.


모세는 밤새 기도했다.
응답이 없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주님..."
"응답해 주십시오..."
"언제까지 침묵하시렵니까..."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습니다..."
"저를 저주하고 있습니다..."
"제발..."
"응답해 주십시오..."
별이 쏟아졌다.
바람이 불었다.


하지만 하늘은 조용했다.
가장 어두운 밤.
새벽이 오기 전.
모세의 일기, 2498년 11월 17일
"최악의 날.
대통령을 만났다.
거부당했다.


아니, 거부만 한 것이 아니다.
사람들을 더 괴롭히라고 명령했다.
짚을 안 준다.
할당량은 그대로.
불가능하다.
사람들이 새벽부터 들판을 뒤진다.


짚을 찾으러.
그래도 부족하다.
매를 맞는다.
조장들이 나를 찾아왔다.
저주했다.
'주님께서 당신을 심판하시기를!'
마음이 찢어진다.


내가 오기 전보다 더 나쁘다.
하느님께 물었다.
'왜 이 백성을 괴롭히십니까?'
'왜 저를 보내셨습니까?'
'당신께서 당신 백성을 구해주시지 않습니다.'
응답이 없다.


침묵.
어둠.
혼자다.
80세 노인이.
20만 명의 저주를 받으며.
하느님의 침묵 속에서.
하지만 포기할 수 없다.


하느님께서 나를 보내셨다.
불타는 떨기나무에서.
그것은 환상이 아니었다.
진짜였다.
하느님께서 일하실 것이다.


언젠가.
곧.
믿는다.
믿고 싶다.
주님, 응답해주십시오.
제발.
아멘."
하지만 모세는 아직 몰랐다.


내일 하느님께서 응답하실 것을.
명확하게.
강력하게.
첫 번째 재앙이 곧 시작될 것을.
가장 어두운 밤.
그 뒤에 새벽이 온다.


월, 화, 수, 금,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