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서재 (144)

울림의 자리

by 이 범

"울림의 자리"

“준혁아, 준비 다 됐어요.”
소연은 마이크를 조정하며 말했다.
책방 안엔 조명이 켜졌고,
의자들이 가지런히 놓인 가운데
참가자들이 조심스럽게 자리를 채워갔다.

첫 낭독자는 청년이었다.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자신의 글을 읽기 시작했다.

> “이 공간에 앉아 있으니
> 오래 묻어둔 마음이
> 조용히 나를 꺼내준다.”

사람들은 숨을 죽이고 들었다.
그 목소리엔 진심이 담겨 있었고,
그 진심은 조용히 사람들의 마음에 닿았다.

소연은 창가에 앉아
그 풍경을 바라보며 노트를 펼쳤다.

> “울림의 자리는
> 말보다 깊은 감정을 꺼내고,
> 그 감정은 다시 사람을 이어준다.”

준혁은 커피를 내리며
그 울림을 지켜보았다.
그의 눈빛엔 조용한 감동과
소연을 향한 깊은 애정이 담겨 있었다.

행사가 끝난 뒤,
책방은 조용한 여운으로 가득했다.
사람들은 서로의 글에 대해 이야기했고,
그 이야기 속엔 따뜻한 연결이 피어났다.

“준혁아.”
소연이 말했다.
“오늘…
이 공간이 정말 살아 있었어요.
사람들의 목소리가
책방을 더 깊게 만들었어요.”

준혁은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소연아,
그 울림 속에서
우리도 더 가까워졌어.
그게 참… 고마워.”

밖은 초가을의 바람이 창을 흔들고 있었고,
책방 안엔 잔잔한 현악 선율이 흐르고 있었다.

그날, 두 사람은
울림의 자리 속에서
서로의 감정을 더 깊이 꺼내었고,
그 마음은 또 다른 계절을 향해
조용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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