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서재 (145)

고백의 온도

by 이 범

"고백의 온도"

낭독회가 끝난 다음 날,
책방은 평소보다 더 조용했다.
하지만 그 조용함 속엔
어제의 울림이 잔잔히 남아 있었다.

소연은 창가에 앉아
어제의 풍경을 떠올렸다.
사람들의 목소리,
그 속에 담긴 진심,
그리고 준혁의 눈빛.

준혁은 커피를 내리며
소연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엔 말하지 못한 감정이
조용히 머물고 있었다.

“소연아.”
준혁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어제…
네가 사람들 앞에서 글을 읽는 모습을 보면서
처음 이 책방을 함께 만들던 날이 떠올랐어.
그리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내 마음은 늘 너였다는 걸,
확실히 알게 됐어.”

소연은 놀란 듯 고개를 들었다.
그의 말은 조용했지만,
그 안엔 흔들림 없는 진심이 담겨 있었다.

소연은 노트를 펼쳐
한 문장을 적었다.

> “고백의 온도는
> 말보다 먼저 마음을 녹인다.”

“준혁아.”
소연이 말했다.
“나도…
이 공간을 지켜오면서
당신이 내 글의 가장 깊은 독자라는 걸
늘 느끼고 있었어요.
그리고…
그 마음이 이제는
글이 아니라 말로 닿았다는 게
참 고마워요.”

밖은 초가을의 바람이 창을 흔들고 있었고,
책방 안엔 잔잔한 피아노 선율이 흐르고 있었다.

그날, 두 사람은
고백의 온도 속에서
서로의 감정을 더 깊이 꺼내었고,
그 마음은 또 다른 계절을 향해
조용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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