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서재 (209)

세상을 흔든 문장

by 이 범

"세상을 흔든 문장"

“소연 님, 문집 인쇄본 도착했습니다.”
청년은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 참가자의 글이 이번 호의 첫 페이지에 실렸어요.
편집자들이 만장일치로 선택했대요.”

소연은 조용히 책을 펼쳤다.
첫 장에 적힌 문장은
마치 오래된 마음처럼
조용히 울리고 있었다.

> “나는 잃은 것들로
> 나를 설명할 수밖에 없었다.
> 하지만 이 공간은
> 내가 아직 남아 있는 것들로
> 나를 다시 바라보게 해주었다.”

준혁은 커피를 내리며 말했다.
“소연아,
그 문장이 책방을 넘어
사람들의 삶에 닿고 있어.
그게 참… 놀라워.”

그날, 책방은 평소보다 더 따뜻했다.
문집을 들고 찾아온 손님들은
그 문장을 읽고
조용히 눈을 감았다.

소연은 노트를 펼쳐
한 문장을 적었다.

> “세상을 흔든 문장은
> 공간의 철학을 가장 멀리 데려가는 울림이다.”

저녁이 되어 손님이 모두 돌아간 뒤,
소연은 창가에 앉아 말했다.
“준혁아,
책방이 이제는
사람들의 문장으로
세상과 대화하고 있어요.
그게 참… 고마워요.”

준혁은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소연아,
그 대화들이 이어져서
책방이 더 깊어지고 있어.
그리고 그 중심엔…
늘 너와 내가 있어.”

밖은 초가을의 바람이 창을 흔들고 있었고,
책방 안엔 잔잔한 현악 선율이 흐르고 있었다.

그날, 두 사람은
세상을 흔든 문장 속에서
서로의 감정을 더 깊이 꺼내었고,
그 마음은 또 다른 계절을 향해
조용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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