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서재 (268)

풍경이 된 마음

by 이 범

"풍경이 된 마음"



“소연 님, 참가자들이 글에 등장한 장소를 직접 다녀오셨대요.”
청년은 사진 몇 장을 내밀며 말했다.
“봄날의 벤치, 여름의 골목,
가을의 창가, 겨울의 정원…
그 풍경들이 글과 함께 살아났어요.”

소연은 사진을 조심스럽게 바라보았다.
그곳엔 글에서 느꼈던 감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마치 문장이 풍경이 된 듯했다.

준혁은 커피를 내리며 말했다.
“소연아,
마음이 풍경이 되었어.
책방이… 사람들의 기억을 담는 앨범이 되었네.”

그날, 책방은 평소보다 더 따뜻했다.
참가자들은 사진과 함께 글을 나누었고,
어떤 이들은 그 풍경을 그림으로 남기기도 했다.
문집은 점점 더 깊은 결을 갖춰갔다.

한 사람이 말했다.
“그 장소에 다시 가보니
글을 쓸 때 느꼈던 감정이 더 선명해졌어요.
책방은 그런 감정을 다시 꺼내주는 곳이에요.”

소연은 노트를 펼쳐
한 문장을 적었다.

> “풍경이 된 마음은
> 기억이 다시 살아나는 가장 조용한 연결이다.”

저녁이 되어 모임이 마무리된 뒤,
소연은 창가에 앉아 말했다.
“준혁아,
책방이 이제는
사람들의 기억과 풍경을 함께 품는 공간이 되었어요.
그게 참… 고마워요.”

준혁은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소연아,
그 연결들이 이어져서
책방이 더 깊어지고 있어.
그리고 그 중심엔…
늘 너와 내가 있어.”

밖은 초가을의 바람이 창을 스치고 있었고,
책방 안엔 잔잔한 오르골 선율이 흐르고 있었다.

그날, 두 사람은
풍경이 된 마음 속에서
서로의 감정을 더 깊이 꺼내었고,
그 마음은 또 다른 계절을 향해
조용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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