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의 귀국
광주역 플랫폼에 서서, 서영은 낯선 공기와 희미하게 들리는 들리는 기적 소리에 잠시 상념에 잠겼다. 6년 만에 밟는 영광의 땅은 변함없이 자신을 맞이했지만, 그녀 안에선 이미 새로운 세상이 시작되고 있었다.
이산갑이 보내준다는 시발택시를 기다리며, 서영은 무심코 손거울을 꺼내들었다. 일본 유학 시절 짧게 자른 단발머리, 서양식 정장 치마와 블라우스, 그리고 시대를 앞서가는 듯한 작은 금테 안경.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은 더 이상 고향 영광의 수줍던 아가씨가 아니었다.
그녀는 새로운 지식과 문물로 무장한 '신여성'이 되어 있었다.
드디어 낡고 투박한 시발택시가 덜컹이며 다가왔고, 서영은 익숙지 않은 차림으로 힘겹게 올라탔다. 2시간 남짓, 덜컹거리는 시골길을 달리는 동안 차창 밖 풍경은 여전히 정겹고 익숙했지만, 서영의 마음속 풍경은 이미 저 멀리 새로운 지평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영광에 도착했을 때, 그녀의 눈빛은 지난 6년간 쌓아온 변화와 다짐으로 반짝이고 있었다.
유학을 마치고 6 여 년 만에 영광으로 돌아온 서영은 많이 달라져 있었다. 일본에서 신문물을 접한 그녀는 이제 신여성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서영 양..." 산갑이가 감격스러워했다."산갑 도련님... 아니, 이제는 산갑 씨라고 불러야겠군요." 서영이 미소지었다.서영은 이제 조선 여성들의 교육과 계몽에 뜻을 두고 있었다.
그녀는 이 고장에 학당을 세우고, 여성들에게 한글과 새로운 사상을 가르치기 시작했다."조선의 여성들도 교육을 받고 깨우쳐야 합니다." 서영이 강연에서 말했다.
"우리도 남성들과 똑같은 인간입니다."산갑이는 서영의 변화된 모습에 놀라면서도, 여전히 그녀에 대한 사랑을 느꼈다. 하지만 이제 두 사람 사이에는 예전과 다른 거리감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