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서재 (274)

처음의 문장

by 이 범

"처음의 문장"

“소연 님, 전시회를 보고 감동받은 손님 두 분이

글쓰기 모임에 참여하고 싶다고 하셨어요.”

청년은 조심스럽게 말했다.

“처음이라 많이 긴장하셨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보고 싶다고요.”

소연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의 눈빛엔 망설임과 기대가 섞여 있었고,

책방은 그 마음을 조용히 받아들였다.

모임의 시작은 늘

작은 떨림에서 비롯되었다.


준혁은 커피를 내리며 말했다.

“소연아,

처음의 문장이 시작됐어.

책방이… 사람들의 마음을 여는 열쇠가 되었네.”

그날, 책방은 평소보다 더 따뜻했다.

새로운 참가자들은 조심스럽게 앉아

다른 사람들의 글을 들었고,

마침내 노트를 펼쳐

자신의 첫 문장을 적기 시작했다.


한 사람이 말했다.

“글을 쓰는 건

내 마음을 마주하는 일이네요.

책방은 그런 용기를 주는 곳이에요.”


소연은 노트를 펼쳐

한 문장을 적었다.

> “처음의 문장은

> 마음이 자신을 향해 걸어가는 가장 조용한 발걸음이다.”


저녁이 되어 모임이 마무리된 뒤,

소연은 창가에 앉아 말했다.

“준혁아,

책방이 이제는

사람들의 처음을 품는 공간이 되었어요.

그게 참… 고마워요.”


준혁은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소연아,

그 처음들이 이어져서

책방이 더 깊어지고 있어.

그리고 그 중심엔…

늘 너와 내가 있어.”


밖은 초가을의 바람이 창을 스치고 있었고,

책방 안엔 잔잔한 오르골 선율이 흐르고 있었다.


그날, 두 사람은

처음의 문장 속에서

서로의 감정을 더 깊이 꺼내었고,

그 마음은 또 다른 계절을 향해

조용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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