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란(51)

김상돌

by seungbum lee

백정치는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들어 김상돌을 바라보았다. 낯선 사람에게 속마음을 털어놓는다는 것이 망설여졌지만, 김상돌의 묘한 온기가 담긴 목소리가 그의 닫힌 마음을 조금씩 열고 있었다.
​"서영이 선생이... 제게는 누이 같았습니다." 백정치는 목이 메어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저희 집안에 큰 은혜를 베푸셨는데, 저는 아무것도 해 드리지 못하고... 그저 이렇게 포고문만 멍하니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는 주먹을 꽉 쥐었다. 무력감과 죄책감이 뒤섞여 온몸을 짓누르는 듯했다.
​김상돌은 조용히 백정치 어깨에 손을 얹었다. 그의 손은 투박했지만 따뜻했다.
​"나도 서영이 선생에게 빚이 좀 있다네. 예전에 장사를 크게 망쳤을 때, 선생 덕분에 다시 일어설 수 있었지." 김상돌은 한숨을 쉬며 먼 산을 바라보았다. "마을 사람들도 모두 선생을 아끼고 존경했어. 자네만 힘든 게 아닐세."그의 말에 백정치는 비로소 혼자가 아님을 느꼈다. 눈가에 뜨거운 물기가 차올랐다.
​"하지만... 다들 쉬쉬하고 있습니다. 관가의 일이라며 함부로 입을 열지 못하고요..." 백정치는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저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평생 후회할 것 같습니다."
​김상돌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내 그의 눈빛에 무언가 결심한 듯한 기운이 돌았다.
​"백정치, 자네 마음 내가 알겠네. 서영이 선생의 일을 이대로 두고 볼 수는 없지." 김상돌은 주변을 다시 한번 살피더니, 백정치에게 몸을 가까이 숙였다. 그의 목소리는 더욱 낮아졌다.
​"자네... 혹시 선생의 일에 대해 다른 이야기를 들은 것이 있나? 포고문에 적힌 것 말고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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