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란(52)

김한오

by seungbum lee

시간이 지나 이튿날 백정치는 김상돌의 집을 찾았다. "어르신 계십니까" 사립문을 열고 백정치가 김상돌을 향해 낮은 목소리로 말하자 방문이 열리며 김상동이 " 응 어서 들어오게 하며 백정치를 방으로 드렸다. 얼마후 김상돌의 조심스러운 질문에 백정치는 망설였다. 하지만 그의 따뜻한 눈빛과 진심이 담긴 목소리가 마음의 문을 열었다.

"사실은... 학당 화재에 대해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백정치는 주변을 살피며 더욱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서영이 선생은 그날 밤 집에 계셨어요. 여러 사람이 목격했습니다. 그런데 왜 화재 용의자로 몰렸는지..."

김상돌이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그랬군. 나도 이상하다고 생각했네."

"아저씨도 그렇게 생각하세요?"

"그럼. 서영이 선생이 자신이 세운 학당에 불을 지를 리가 있나. 그 분이 얼마나 아이들을 아꼈는데..."

김상돌은 잠시 침묵하더니 입을 열었다.

"백정치, 사실 나에게도 아들이 하나 더 있었네. 상구 말고 한오라는 아이가..."

"또 다른 아들이요?"

"그래. 한오는 상구와는 달랐어. 그 아이는 어릴 때부터 정의감이 강했지. 마을의 가난한 사람들, 소외받는 사람들을 늘 돌봐주었어."

김상돌의 목소리에 자부심이 섞였다.

"한오는 일본놈들의 악행을 보고만 있을 수 없다며 늘 반발했네. 조선 사람들이 차별받는 것도 참지 못했고, 우리 말과 글이 사라지는 것도 견딜 수 없어했어."

"그래서 어떻게 되었습니까?"

"결국 일본 당국에 눈에 띄었지. 위험 인물로 찍혀서 추방당했어. 지금은 중국 어딘가에 있을 거야."

김상돌은 한숨을 쉬었다.

"한오가 떠나기 전에 했던 말이 있어. '아버지, 언젠가 진실은 밝혀질 것입니다. 억울하게 죽은 사람들의 원한은 반드시 풀어야 합니다'라고 했지."

백정치는 김상돌의 말에 가슴이 뜨거워졌다.

"그 말이... 지금도 기억나는군요."

"그래. 그래서 나는 생각하네. 서영이 선생의 억울한 죽음을 그냥 넘어갈 수는 없다고."

김상돌이 백정치의 어깨를 다시 한번 두드렸다.

"자네도 그런 마음이지? 뭔가 해야겠다는..."

백정치는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으로 자신과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을 만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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