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란(104)

혼례날

by 이 범

영광 이씨 가문 저택, 1934년 봄 혼례날
이른 아침부터 집안이 부산스러웠다. 마당 한가운데는 붉은 비단으로 장식된 초례청이 마련되어 있었고, 기러기를 올려놓을 상이 정갈하게 차려져 있었다.


막심이: (분주하게 움직이며) "상돌, 그 병풍 좀 더 똑바로 세우세요!"
상돌: "예, 예! 이렇게 하면 되겠습니까?"
막심이: "그래요. 오늘은 도련님 혼례날인데 하나라도 삐끗하면 안 되지요!"



대문 밖에는 벌써부터 마을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혼례를 구경하려는 사람들이었다.
동네 아낙 1: "아이고, 오늘이 드디어 도련님 혼례날이제라."
동네 아낙 2: "그 경성 여자 선생님하고 혼인하신다지라? 얼마나 아름다운지 궁금하네라."
학동 1: (신나게) "선생님! 우리도 들어가도 돼요?"
학동 2: "저도 보고 싶어요! 선생님 혼례복 입으신 모습!"


막심이: (웃으며) "그래, 그래. 다들 마당에 들어와서 구경하거라. 오늘은 축하하는 날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