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란(139)

서장의부임

by 이 범

서장의 부임

영광경찰서의 공기가 바뀐 것은 나카하타 기요시가 부임하면서부터였다.
새로운 서장은 도쿄경시청 출신으로, 냉철하고 잔혹하다는 평판이 먼저 도착했다.
그의 부임 첫날, 형사들은 모두 숨을 죽였다.
아유라 역시 그중 하나였다.
정혁진의 명령 아래서 늘 눌려 있던 그에게, **‘나카하타의 등장은 기회’**였다.



“총독부의 명령이 곧 법이 아니라, 서장의 명령이 곧 권력이다.”


정혁진은 총독부 특파 수사관으로서, 명목상 경찰서보다 높은 위치에 있었다.
그러나 그 역시 본청에서 ‘감시’ 차 내려온 인물이었다.
나카하타는 그를 곱게 보지 않았다.
수사보다 ‘정치’에 능한 남자, 정혁진.
그의 존재는 나카하타에게 있어 하나의 불순물이었다.


아유라는 서장의 눈에 들기 위해 정혁진의 허점을 캐기 시작했다.
그는 학당 화재사건의 자료를 조작해, 정혁진이 서영을 석방한 배경을 문제 삼았다.
“수사관님께서 조선인에게 편파적으로 행동했습니다.”
그의 보고서는 서장 나카하타의 책상 위에 올랐다.

나카하타는 미소를 지었다.
“좋아. 그 자의 약점을 잡을 수 있겠군.”
그리고 그는 아유라에게 지시했다.
“조용히 움직여라. 정혁진의 동향을 보고하라.”

아유라는 복종했다.
하지만 그 순간부터 그는 정혁진의 감시자이자 희생양이 되었다.


며칠 뒤, 정혁진은 모든 사실을 알아차렸다.
그는 일부러 아유라 앞에서 전보 한 장을 보이듯 던졌다.
“도쿄 본청에서 인사 조정이 있다더군. 영광서에도 변화가 있을 거요.”

그 말 한마디에 아유라의 얼굴이 굳었다.
정혁진은 그의 두려움을 즐기듯 낮게 웃었다


정혁진의 말은 협박이 아니라 예언이었다.

그로부터 일주일 뒤,

도쿄 본청의 명령이 내려왔다.

‘나카하타 서장, 전보 발령 — 경성경찰청 정보과로 이동.’


서장이 떠난 뒤, 아유라는 모든 것을 잃었다.

그가 붙잡으려 했던 권력은 허공으로 사라졌고,

정혁진은 다시 그 자리에 앉았다 — 권력의 실질적 주인으로.


하지만 그도 알고 있었다.

아유라의 눈빛 속엔 아직 꺼지지 않은 분노가 있었다.

그 분노는 언젠가 폭발할 것이다.

그리고 그날, 정혁진의 비밀 역시 드러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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