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재회, 응급실
우연한 재회, 응급실
이준영은 들것에 실려 구급대원들에 의해 서울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로 급하게 옮겨졌다. 위급한 상황이었기에 의료진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마침 그 시각, 병원 VIP 구역을 시찰하고 돌아가던 윤미예(이제는 윤미예 이사장)가 응급실 복도를 지나고 있었다. 그녀는 특유의 단정한 오피스룩에 여전히 고고한 기품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녀의 시선이 순간 멈췄다. 들것에 실려 들어오는 초로의 환자, 핼쑥하고 주름 가득한 얼굴이었지만, 그녀의 심장이 강하게 쿵 하고 내려앉았다.
"잠깐만요. 저 환자, 저분..."
윤미예는 무언가에 홀린 듯 들것에 가까이 다가섰다. 의료진에게 상황을 물을 새도 없이, 그녀의 눈은 환자의 옷깃에 달린 낡은 펜던트, 혹은 그가 손에 꼭 쥐고 있던 바싹 마른 붉은 단풍잎 하나에 머물렀다.
그것은 50년 전, 이준영이 그녀의 스케치북 첫 장에 몰래 끼워 넣었던 가을의 증표와 같았다. 그녀는 순간 눈을 가늘게 뜨고 노쇠한 환자의 얼굴을 다시 들여다보았다.
"이준영... 소설가 이준영 씨?"
그녀의 목소리는 미세하게 떨렸다. 평생 잊은 적 없는 이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