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의 마지막문장
소설가의 마지막 문장
시간은 어느덧 겨울의 초입에 서 있었다. 이준영의 집필실 창밖은 삭막했지만, 그의 책상 위에는 그녀의 옛 사진 한 장이 늘 놓여 있었다.
최근 들어 그의 몸은 급격히 쇠약해졌다. 며칠 밤낮으로 기침을 쏟아내고, 숨쉬는 것조차 버거웠다. 그는 자신의 죽음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직감했다.
'죽음이란, 어쩌면 평생 홀로 살아온 내가 그녀에게 돌아가는 가장 빠른 길일지도 모르지.'
그는 마지막 소설의 제목을 **'낙엽 속의 초상'**이라 정하고, 마지막 장을 쓰기 시작했다. 그의 연필 끝은 미세하게 떨렸지만, 문장은 애틋하고 섬세했다. 그는 젊은 날 그녀와 함께했던 시간들을 한 문장, 한 문장에 새겨 넣었다.
마지막 문장: "마침내, 내가 그려온 미예, 나의 영원한 초상이여. 이제, 당신의 가을 품으로 돌아갑니다."
그가 문장을 마치는 순간, 연필이 손에서 힘없이 떨어졌다. 가슴을 짓누르는 고통과 함께 호흡이 멎기 시작했다. 그는 겨우 비상벨을 눌렀고, 잠시 후, 앰뷸런스 소리가 고요한 새벽을 갈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