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삶이란 (5)

작은 실패의 깊은 울림

by 이 범

“작은 실패의 깊은 울림”
도윤은 첫 월급을 받던 날, 가장 먼저 떠오른 사람이 가족이었다.
“이번엔 내가 한번 제대로 대접해드려야지.”
설레는 마음으로 유명한 식당을 예약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부모님과 여동생에게 연락했다. 가족들은 모두 기뻐하며 그날을 기다렸다.
그러나 식당에 도착하자마자 그는 예약 날짜를 잘못 입력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직원은 미안하다고 했지만, 테이블은 이미 만석이었다. 가족들은 괜찮다며 웃었지만, 도윤은 얼굴이 화끈거렸다.
‘어떻게 이런 실수를… 첫 월급으로 한 일인데…’



가족들은 근처 다른 식당으로 이동하자고 했지만, 도윤은 자꾸만 자책이 들었다.
식당 문 앞에서 어머니가 팔을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
“괜찮다니까. 우리 다 함께 있는 시간이 더 중요하지.”
하지만 그 말도 그의 귀에는 위로로 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더 실망스러운 마음만 커졌다.
“난 왜 이렇게 부족할까…”
새 식당으로 이동한 뒤에도 그는 음식 맛을 느낄 수 없었다. 가족들이 대화를 이어가며 웃어도 마음은 계속 움츠러들었다.



저녁 식사 후 집에 돌아오자마자 도윤은 방으로 들어갔다. 부모님이 신경 쓸까 봐 방문을 닫았지만, 두 손은 떨리고 가슴이 쿵쾅거렸다.
얼마 후 조용히 문이 열리더니 아버지가 들어왔다. 그는 방 한가운데 서 있는 아들을 바라보며 천천히 말했다.



“도윤아, 오늘 속상했지?”
도윤은 고개를 들지 못한 채 말했다.
“아버지… 오늘은 꼭 잘하고 싶었어요. 잘해야만 하는 날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버지는 그의 옆에 앉아 말했다.
“실패는 네가 어떤 사람인지 증명해주는 게 아니야. 그냥… 살아가다 보면 누구나 마주치는 돌부리 같은 거다.”
그 말은 도윤의 가슴 깊은 곳을 울렸다.
아버지는 이어서 말했다.
“넌 늘 진지하게 애쓰는 아이였어. 오늘 실수한 건 네 마음의 방향이 잘못된 게 아니라… 너도 사람이라는 증거일 뿐이야.”




그 말에 도윤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아버지의 얼굴에는 꾸짖음이 아닌 따뜻함이 있었다.
“아버지… 정말 그렇게 생각하세요?”
“그래. 그리고 오늘 너 덕분에 우리 다 같이 좋은 시간 보냈잖아. 네가 노력했다는 사실이 더 중요해.”
도윤은 숨을 들이켰다 내쉬었다. 온몸의 긴장이 조금 풀렸다.
그날 밤 그는 스스로에게 ‘나는 오늘 실패하지 않았다. 나는 오늘 인간적이었다’라는 문장을 조용히 되뇌었다.
그 작은 깨달음은 도윤 속에서 따뜻하게 번졌다.
그리고 다음 월급을 받는 날, 그는 다시 가족들을 초대할 용기를 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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