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삶이란 (8)

​내 마음의 소리를 듣는 시간

by 이 범

감성 에세이풍(현대 일상극 느낌)

Q. 왜 마음이 자주 지치고 가라앉을까요?


A. 우리는 스스로에게 너무 많은 기대를 걸고, 너무 높은 기준을 적용합니다. 마음은 근육과 같아 쉬어야 회복됩니다. 지친 마음은 부족해서가 아니라, 오래도록 애써왔다는 증거입니다.




하린은 어느 순간부터 자주 한숨을 쉬었다.

잘 지내고 있는 줄 알았는데, 문득문득 마음이 무겁고, 작은 실수에도 쉽게 지쳤다.

‘왜 이렇게 예민해졌지…?’

스스로를 다그칠수록 마음속 어둠은 더 짙어졌다.



어느 날, 퇴근길 버스에서 창밖을 바라보며 그녀는 생각했다.

‘내 마음은 언제부터 이렇게 피곤했을까.’


주말마다 누군가의 부탁을 들어주었고, 회사에서는 무리한 업무도 웃으며 맡았고, 친구들의 고민도 대신 짊어지며 “괜찮아”라고 말해왔다.

하지만 정작 그녀에게 “괜찮니?”라고 묻는 사람은 없었다.

심지어 그녀 자신조차도.


버스 창에 비친 자신의 얼굴은 조금 지쳐 있었다.




집에 도착한 하린은 불을 켜지 않고 어둑한 방에 앉았다.

그리고 아주 오래간만에 자신에게 작은 질문을 했다.

‘하린아, 너… 괜찮아?’


그 질문을 듣는 순간, 가슴 깊은 곳에서 눌려 있던 감정이 천천히 올라왔다.

버티고, 참고, 견디는 일에 익숙한 그녀였지만,

그 순간만큼은 눈물이 조용히 흘러내렸다.



그녀는 마음속에서 어떤 목소리가 말했다고 느꼈다.

‘넌 부족해서 지친 게 아니라…

정말 오래도록 애써왔기 때문에 지친 거야.’


그 말이 낯설게 위로가 되었다.


하린은 작은 촛불을 켜고 종이에 썼다.

‘내 마음을 돌보는 시간.’

그리고 그 아래에 조용히 적었다.



오늘은 아무에게도 맞추지 않기


‘괜찮아’ 대신 ‘힘들다’고 말해보기


나를 위한 저녁 산책하기



단순한 문장들이었지만, 그날따라 그것들이 구명줄처럼 느껴졌다.



며칠 뒤, 그녀는 조금씩 달라졌다.

하루에 10분은 아무 말 없이 음악을 들었고,

힘든 날엔 억지로 누군가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았다.

“오늘은 좀 쉬고 싶어”라는 말을 처음으로 내뱉었을 때, 그녀는 아주 작은 해방감을 느꼈다.




그리고 어느 저녁,

노을 아래 서 있던 하린은 문득 깨달았다.

마음이 지치는 건,

내가 잘못해서가 아니라

내가 너무 오랫동안 잘하려고 애써왔기 때문이라는 걸.


그녀는 마음속으로 조용히 말했다.

“괜찮아, 하린아. 이제는 조금 쉬어도 돼.”


노을빛이 그 말을 들은 듯

따뜻하게 그녀의 어깨 위에 내려앉았다.

월, 화, 목,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