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삶이란 (7)

by 이 범

인문철학 스타일

Q. 왜 내 삶은 항상 ‘해야 하는 일들’로만 가득 차 있을까요?

A. 인간의 삶은 타인의 기대와 사회의 규범을 자연스럽게 모방하면서 구성됩니다. 헤겔은 말했습니다. “타인의 시선은 가장 강력한 감옥이다.” 해야 하는 일만 남고, 내가 원하는 일은 사라지는 이유는 ‘자기 삶의 주체’가 자신이 아니라 외부가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민성의 하루는 분 단위로 나뉘어 있었다. 회사 업무, 팀 회의, 부모님 심부름, 후배들의 부탁, 끊임없이 울리는 단체방 알림까지…



그의 일정표는 빽빽하게 차 있었지만, 정작 그 안에는 민성이 진심으로 ‘원하는 일’은 하나도 없었다.


어느 날 밤, 그는 다이어리를 덮으며 생각했다.
“이건… 내 삶인가? 아니면 그냥 남들이 시켜서 살고 있는 건가?”



그는 우연히 철학 강연을 듣게 되었다.
교수는 첫 문장을 이렇게 시작했다.
“여러분의 삶은 누구의 삶입니까?”



강의실의 공기가 순간 정지된 듯 조용해졌다.
그리고 교수는 말을 이었다.
“우리는 대부분 타인의 기대를 내 욕망으로 착각합니다. 부모의 기대, 회사의 규칙, 사회적 기준… 이 모든 것이 우리의 ‘해야 하는 삶’을 만들어냅니다.”




민성은 가슴이 철렁했다.
“나도… 그렇게 살고 있는 건가?”

교수는 칠판에 큰 동그라미 하나를 그렸다.
“내가 진짜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먼저 ‘타인이 심어놓은 삶의 의무’를 걷어내야 합니다.”

민성은 난생처음으로 자신의 내면이 흔들리는 걸 느꼈다.

집으로 돌아온 그는 문득 묘한 두려움을 느꼈다.
‘내 삶을 내가 선택하지 않았다면… 나는 지금 누구지?’

그는 작은 노트를 펴고 적기 시작했다.
‘타인이 원하는 일’
‘내가 원하는 일’

두 목록을 나누어 적어보니, 충격적 이게도 대부분의 시간과 에너지는 ‘타인의 목록’에 쓰이고 있었다.
부모의 기대, 회사의 기준, 주변 사람의 부탁…
그 속에서 ‘내 목록’은 너무 작고 초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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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한참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깨달았다.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아본 적이… 한 번도 없었구나.’

그날 밤 그는 리스트의 가장 작은 것부터 해보기로 했다.
새벽, 혼자 동네를 산책한다.
몇 년 만에 자신의 마음이 조용해졌다.
발걸음마다 묘한 자유가 따라왔다.

한 달 후, 민성의 삶에는 작은 변화들이 생겼다.
단체방 알림 일부를 끄고, 일정표에 ‘나의 시간’이라는 항목을 넣었다.
그리고 매주 한 번,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루만큼 하는 날짜를 만들었다.

물론 모든 것을 바꿀 수는 없었지만,
그는 처음으로 자신의 삶을 ‘선택’하고 있었다.


어느 날 그는 일기장에 이렇게 적었다.
“해야 하는 삶에서, 원하는 삶으로.
나는 이제 내 인생의 주인이 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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