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직장생활로 깨달은, 스펙보다 강한 한 가지
공부를 잘하거나, 자격증이 많거나, 눈에 보이는 스펙이 뛰어난 사람만이 능력이 모든 걸 결정짓는 줄 알았어. 그래서 엄마도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더 나아지고 싶어서 애썼단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나도 평가를 하는 위치로 올라가다 보니 그보다 더 중요한 게 보이기 시작했어. 그건 바로 일을 대하는 태도, 그리고 스스로 움직이는 습관이야.
그렇다고 스펙이 중요하지 않다는 건 아니야. 기본적인 전문성과 기술은 분명 필요한 토대야. 하지만 이제는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시대가 되었어.
우리는 종종 '능력 있는 사람'이라고 하면 기술적 숙련도나 전문 지식을 떠올리게 돼. 엑셀을 잘 다루거나, 프레젠테이션을 멋지게 만들거나,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사람들 말이야. 물론 이런 하드스킬도 분명 너무도 중요해.
엄마가 30년 넘는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스펙이 뛰어난 사람들이 항상 성공하는 건 아니었어. 조직원의 평가를 위해 스펙은 비슷한데 성과가 다른 사람들 사이의 차이점을 주의 깊게 살펴보게 되었단다.
같은 기술, 비슷한 조건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도 성과의 차이가 극명하게 갈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 심지어 기술적으로 뛰어난 사람이 평가에서 밀리는 경우도 종종 보게 됐지.
예를 들어, 우리 팀에 A와 B가 있었어. 둘 다 비슷한 경력에 동일한 업무 툴을 능숙하게 다뤘지. 하지만 1년 후 둘의 성장 궤도는 완전히 달랐어.
A의 일하는 방식
- 주어진 업무를 정확하고 빠르게 처리
- 요청받은 형식 그대로 결과물 제출
-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질문
- 업무 시간 내에만 일에 집중
B의 일하는 방식
- 업무를 받기 전에 배경과 목적부터 파악
- 결과물에 자신만의 인사이트나 개선 제안 추가
- 문제가 생기면 2-3가지 해결 옵션을 준비해서 상의
- 틈틈이 관련 업계 동향이나 새로운 방법론 학습
1년 후, B는 팀 업무의 중요 부분을 리더 하는 사람이 되었고 A는 여전히 지시를 받는 사람으로 남게 되었어. 둘의 '기술적 능력' 차이는 거의 없었는데 말이야.
앞서 소개한 A와 B의 사례에서 보듯이, 이런 미묘한 차이가 시간이 지나면서 여러 방면에서 엄청난 격차를 만들어내. 구체적으로 어떤 차이들이 생길까?
신뢰도의 차이
B는 상사가 "이거 어떻게 생각해?" 하고 먼저 의견을 묻고 의논하는 사람이 되었고, A는 여전히 "이거 해주세요" 하고 업무를 지시받는 사람으로 남아 있게 되었어.
성장 속도의 차이
B는 매 프로젝트마다 투입되어 새로운 것을 배우고 적용하는 반면 A는 비슷한 유형의 업무를 반복하는 상황이지.
영향력의 차이
B의 제안은 실제로 팀의 업무 방식을 바꾸기 시작한 반면 A는 바뀐 업무변화에 적응하는 사람일 뿐이야.
결국 A에게 일이란 '주어진 과제를 완수하는 것'이었다면, B에게 일이란 '문제를 해결하고 가치를 창출하는 과정'이었던 거지. 이런 관점의 차이가 모든 걸 결정했어.
스스로 움직이는 사람이 되는 법
그렇다면 '스스로 움직이는 습관'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첫째, 답을 기다리지 않고 막히는 일이 생겼을 때 누군가 알려주기를 기다리는 대신, 스스로 찾아보고 여러 방법을 시도해 볼 수 있을 것 같아.
둘째, 최소한의 지시로 최대한의 결과를 내려고 노력해. "보고서 작성해 주세요"라는 간단한 요청을 받아도, 그 보고서가 어떤 맥락에서 사용될지 파악해서 그에 맞는 형태로 완성하는 거야.
셋째, 현상 뒤의 원리를 찾으려고 해. 단순히 "이렇게 하라고 했으니까"라며 일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왜 이 방법이 좋은지, 다른 방법은 없는지"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야 해.
넷째, 자신의 영역을 스스로 확장하는 습관을 들여야 해. 주어진 업무 범위에 안주하지 않고, 관련된 다른 영역들도 이해하려 노력하는 거야.
이런 습관들이 쌓이면서, 어느 순간 그 사람은 '없어서는 안 될 사람'이 되어. 기술은 배우면 되지만, 이런 태도와 습관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거든.
엄마가 처음 회사에 들어갔을 땐 업무적으로 여자의 의견은 중요하지 않았던 시절이기도 했지만 "막내니까 묻지 말고 시키는 대로 하자"는 생각으로 시작했어. 그게 예의고, 그게 조직생활의 룰인 줄 알았지.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여기저기 윗분들에게 깨지고 무시당하며 배운 게 있어. 정말 눈에 띄는 사람은 순종적으로 주어진 일을 그냥 처리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 일이 왜 필요한지를 먼저 묻는 사람이라는 걸.
자신의 의견 표현과 반대의견을 대놓고 제시하는 건 다른 문제라는 건 명심하렴.
그런데 아무리 좋은 질문을 던지고 주도적으로 일해도, 혼자서는 한계가 있어. 모든 업무는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이루어지거든. 그래서 질문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게 바로 어떻게 질문하느냐, 즉 관계의 기술이야.
예를 들어볼까? 예전에 컨설팅팀에서 한 프로젝트의 보고서를 만들라는 지시를 받았을 때였어. 컨설팅의 결과 물과 함께 국내외 다양한 기관의 자료, 논문등을 참고해 정리하고 예쁘게 편집하면 될 줄 알았는데 상사에게 뜬금없는 질문을 받기 시작했어.
"이건 상위기관과 무슨 상관이 있어?"
"우리가 이걸 왜 회의에 올려야 하지?"
이러한 일들이 계속 반복되면서 의기소침해질 때쯤 깨달았지. 내가 만들고 있는 보고서라는 결과물이 어떤 흐름 속에서, 어떤 목적을 위해 존재하는지조차 모르고 있었다는 걸.
그때부터 엄마는 업무를 받으면 나 스스로에게 이렇게 물어보는 습관을 들이기 시작했단다.
이 일은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걸까?
최종 사용자(또는 보고 대상)는 누구일까?
이 자료가 의사결정에 어떤 영향을 줄까?
이 질문들을 던지고 나서, 일의 방향도, 결과물의 질도 완전히 달라지는 걸 경험했단다.
현대 직장에서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업무의 복잡성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는 거야. 더 이상 단순히 지시를 받아 실행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아. 각자의 업무가 전체 조직의 목표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다른 부서와 어떤 상호작용을 하는지 이해해야 해.
"왜"를 묻는 습관은 단순히 호기심을 충족하는 것이 아니야. 이는 자신의 일에 대한 소유권을 갖는 첫 번째 단계야. 업무의 배경과 목적을 이해할 때, 우리는 비로소 창의적이고 효과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어.
그리고 무엇보다, 회사라는 조직에 속해 근무하는 사람들은 바빠. 누가 네 일을 일일이 들여다봐주지도, 자세히 설명해주지도 않아.
"일을 잘하는 사람"은 결국 스스로 전체 맥락을 파악하고 자기 방식으로 결과를 내는 사람이라는 걸 너희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될 거야.
이건 능력보다 더 강한 무기야. 왜냐하면 이건 단시간에 만들어지지 않는 태도에서 비롯되는 습관이기 때문이지.
신뢰 또한 단번에 만들어지지 않아. 작은 약속을 지키고, 예상보다 조금 더 나은 결과를 내고,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책까지 함께 제시하는 일들이 쌓이면서 조금씩 조금씩 만들어지지.
그리고 이 모든 것의 출발점은 "내가 맡은 이 일을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있어.
많은 사람들은 주어진 업무를 완수하는 것에 만족해. 하지만 정말 성장하는 사람들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현재의 업무를 통해 어떤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지, 이 경험을 어떻게 다음 프로젝트에 활용할 수 있는지 고민해.
예를 들어, 단순한 데이터 정리 업무를 맡았다고 하자. 누군가는 그저 요청받은 형태로 데이터를 정리해서 제출할 거야. 하지만 주도적인 사람은 데이터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패턴이나 이상치를 함께 보고하고, 이를 바탕으로 개선 방안을 제안해.
또 하나 여기서 중요한 건 혼자만 잘하려고 하면 안 된다는 거야. 좋은 인사이트를 발견했다면
관련 동료들과 먼저 공유해서 의견을 구해보고
상사에게 보고할 때도 "팀에서 함께 논의한 결과"라고 말하면서
실제 개선이 이루어졌을 때는 "우리 팀의 성과"로 인정받도록 하는 거지
여기서 한 가지 더 중요한 걸 말해주고 싶어. 협력과 배려는 중요하지만, 너의 기여도를 명확히 하는 것도 똑같이 중요하다는 거야.
엄마가 배운 쓴 경험이 있거든. 좋은 아이디어를 내고, 좋은 성과를 내고도 윗상사가 마치 자기가 낸 것처럼 가져가는 경우를 수년간 당했지. 당한 지도 모르게 교묘하게 가져가는 방법이 가장 흔해.
아이디어나 제안을 할 때 이메일이나 문서로 기록을 남겨두기
회의에서 발언할 때 "제가 분석한 결과로는..."이라고 명확히 표현하기
팀과 공유하되 "제가 먼저 발견한 부분을 팀과 논의해서 더 발전시켰습니다" 식으로 자연스럽게 본인의 기여를 드러내기
성과 보고서나 평가 시 구체적으로 "제가 담당한 부분은 이것이고, 팀과 협력한 부분은 이것입니다"라고 정리해 두기
협력하되 똑똑하게, 현명하게 협력하는 거야. 착하기만 해서는 조직에서 인정받기 어려워. 오히려 쉬운 상대로 보이지.
이런 차이가 쌓이면서 어떤 사람은 "시키면 하는 사람"으로, 어떤 사람은 "함께 생각하고 성장시키는 파트너"로 인식되기 시작해.
능력은 시간이 지나면 뒤집히기도 하고, 도구나 기술의 발전으로 무의미해질 수도 있어. 특히 AI가 급속도로 발전하는 지금, 단순한 기술적 능력만으로는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워졌어.
하지만 태도에서 비롯된 습관과 사고방식은 어디서든, 어떤 일을 하든 우리를 빛나게 만들어줄 수 있어. 왜냐하면 이는 본질적으로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특성으로 창의성, 공감 능력, 판단력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야.
앞서 말한 질문들 외에도, 너희들이 새로운 업무를 받을 때 추가로 권유할 좋을 질문이 몇 개 더 있어.
"이 결과를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내가 이 일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이 과정에서 팀원들과 어떻게 소통하고 협력할까?"
이런 질문을 던지는 습관이 우리를 평범한 실무자에서 주도하는 사람, 책임지는 사람, 신뢰받는 사람으로 만들어 줄 수 있어.
결국 일을 대하는 태도는 선택의 문제야. 주어진 환경을 탓하며 수동적으로 일할 것인가, 아니면 그 환경 속에서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가치를 창출할 것인가로 구분되어져.
물론 때로는 힘들고 번거로울 수 있어. 그냥 시키는 대로만 하는 게 편할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주도적이고 책임감 있는 태도가 너희에게 훨씬 많은 기회와 성장의 가능성을 가져다줄 수 있지.
그리고 무엇보다, 이런 태도로 일할 때 우리는 단순히 '먹고살기 위해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 '의미 있는 가치를 만들어가는 사람'이 될 수 있어. 그 차이가 우리 인생의 질을 결정 한단다.
엄마는 먼저 이 길을 걸어본 선배이기도 하고, 현재 너희들이 함께 근무하고 있는 윗상사와 같은 세대의 사회인이야.
때로는 실수도 하고, 돌아가기도 했지만, 결국 이런 마음가짐이 나를 성장시켰다고 확신해.
너희들도, 엄마도, 우리 모두가 더 단단하게, 더 똑똑하게 각자만의 방식으로 그 길을 걸어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마무리할게.
#일을 대하는 태도 #직장생활조언 #30대 직장인 #스스로 움직이는 습관 #엄마의 조언 #직장인성장 #업무태도 #자기 계발 #커리어개발 #직장인관계 #성장마인드셋 #협업 #리더십 #세대간 소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