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끝까지 살아보기로 했다 #17

by 이동환

제14장 너무 가까워도, 너무 멀어도 안 되는 사이



관계의 핵심은 거리다.

서로를 지키기 위해, 선은 필요하다.


사람 사이의 거리,

그건 생각보다 조절하기 어려운 문제다.


누군가에게 너무 가까이 다가간 적이 있다.


편하게 해주고 싶어서, 진심으로 챙기고 싶어서,

퇴근 후에 따로 시간을 내 저녁을 사주고,

소주 한 잔, 커피 한 잔을 함께 하며

이야기를 들었다.


그때 나는 믿었다.


“내가 진심을 다하면, 상대도 진심으로 대해줄 거야.”



하지만 돌아온 건 때때로

선 넘는 태도와 무례함이었다.


공과 사의 경계는 흐려졌고,

내 호의는 당연함이 되었으며,

도움을 악용하려는 사람도 있었다.


한때는 그게 너무 억울했고,

‘왜 나만 상처를 받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깨달았다.




이건 결국 내가 만든 거리의 문제였다는 것을.


너무 가까우면,

상대가 나를 ‘편한 사람’ 정도로만 여기기 쉽고,


너무 멀면,

신뢰를 쌓을 기회조차 사라진다.


그래서 인간관계란 늘,

애매하고 복잡한 거리 조절의 연속이다.


관계에서 중요한 건

경계선과 균형이다.


나를 지키기 위해,

상대를 존중하기 위해,

우리는 서로에게 너무 멀지도,

너무 가깝지도 않은

적당한 온도를 유지해야 한다.


무조건 잘해주는 게 능사가 아니고,

차갑게 선을 긋는 게 정답도 아니다.


중요한 건

공과 사를 구분하는 감각이다.


그리고 그 감각은

많은 실수와 상처 속에서만

조금씩 길러진다.


지금의 나는

인간관계를 이렇게 정의 하고 싶다.


“내 삶을 살아가는 데 함께할 수는 있어도,

대신 살아줄 수는 없는 사람들과의 연결.”



누군가와 가까워지고 싶다면,

먼저 내 삶의 경계를 분명히 해야 한다.

그래야 관계도 무너지지 않고 오래 간다.



상대방을 배려한다는 건

그 사람의 모든 요구를 받아주는 게 아니라,

관계의 경계를 존중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