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끝까지 살아보기로 했다 #4

by 이동환

3장 아무 꿈도 없던 나에게


방향 없이 떠돌던 그 시절이,

지금의 나를 가장 단단하게 만들었다.


학창시절 시절,

내게 ‘미래’란 단어는 마음에 와닿지 않았다.


장래희망, 진로계획 같은 말은

나와는 먼 이야기 같았고,

나는 그저 오늘 하루를 견디는 것도 벅찼다.


그러다 고3이 되어

'성인'이라는 현실이 다가오자

그동안 외면했던 불안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나는 어디로 가야 하지?”,

“나는 뭘 할 수 있는 사람일까?”


그 질문 앞에서

나는 스스로가 낯설고 무섭게 느껴졌다.


학교는 위로가 되지 않았다.

대부분의 선생님들에게 나는 문제아였고,

마음을 닫은 내게 진심은 잘 와닿지 않았다.


그래서 친구들이 더 편했다.

그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유일한 위안이었지만,

그 속에서 나는 점점 나를 잃어갔다.


무리에 속하고 싶어 내 감정을 숨기고,

내가 아닌 모습으로 살아갔다.


사실은

‘같이’가 좋아서가 아니라,

‘혼자’가 두려웠던 거다.


혼자가 되는 순간

깊은 허전함이 밀려왔고,

그 안에서 길을 잃고 방황했다.


그 시절의 나는 수업시간엔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았고, 학교는 숨는 공간이 되었다.


종례 이후 친구들과의

시간이 내 하루의 진짜 시작이었다.


부모, 선생님, 사회

모두가 나를 억누르는 존재로만 느껴졌고,

나는 거기에 저항하면서도

정작 내가 진짜 원하는 건 몰랐다.


지금 돌아보면,

그 시절의 나는 어둠 속을

터벅터벅 걷고 있었던 아이였다.


목표도, 방향도 없이

그저 걷고만 있었지만,

그러니까 지금의 내가 있다.

그 방황의 시간이 없었다면,

나는 삶의 본질에 대해 이렇게

깊이 고민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그 시절의

나에게 말해주고 싶다.


고생했다.

넌 결국 살아남았고,

살아남은 사람은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어.

지금까지도 잘해왔으니까,

앞으로도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