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시절,
내게 ‘미래’란 단어는 마음에 와닿지 않았다.
장래희망, 진로계획 같은 말은
나와는 먼 이야기 같았고,
나는 그저 오늘 하루를 견디는 것도 벅찼다.
그러다 고3이 되어
'성인'이라는 현실이 다가오자
그동안 외면했던 불안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나는 어디로 가야 하지?”,
“나는 뭘 할 수 있는 사람일까?”
그 질문 앞에서
나는 스스로가 낯설고 무섭게 느껴졌다.
학교는 위로가 되지 않았다.
대부분의 선생님들에게 나는 문제아였고,
마음을 닫은 내게 진심은 잘 와닿지 않았다.
그래서 친구들이 더 편했다.
그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유일한 위안이었지만,
그 속에서 나는 점점 나를 잃어갔다.
무리에 속하고 싶어 내 감정을 숨기고,
내가 아닌 모습으로 살아갔다.
사실은
‘같이’가 좋아서가 아니라,
‘혼자’가 두려웠던 거다.
혼자가 되는 순간
깊은 허전함이 밀려왔고,
그 안에서 길을 잃고 방황했다.
그 시절의 나는 수업시간엔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았고, 학교는 숨는 공간이 되었다.
종례 이후 친구들과의
시간이 내 하루의 진짜 시작이었다.
부모, 선생님, 사회
모두가 나를 억누르는 존재로만 느껴졌고,
나는 거기에 저항하면서도
정작 내가 진짜 원하는 건 몰랐다.
지금 돌아보면,
그 시절의 나는 어둠 속을
터벅터벅 걷고 있었던 아이였다.
목표도, 방향도 없이
그저 걷고만 있었지만,
그러니까 지금의 내가 있다.
그 방황의 시간이 없었다면,
나는 삶의 본질에 대해 이렇게
깊이 고민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그 시절의
나에게 말해주고 싶다.
고생했다.
넌 결국 살아남았고,
살아남은 사람은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어.
지금까지도 잘해왔으니까,
앞으로도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