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끝까지 살아보기로 했다 #7

by 이동환

5장 처음으로 나를 위해 공부를 시작하다


가볍게 시작한 공부가,

내 인생을 무겁게 바꾸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배움’이 좋아서

시작했던 건 아니었다.


공고를 다니던 나는,

주변의 기대와는 다른 길을 가고 싶었다.


공대나 기술직이 아닌,

인문계열 대학을 가고 싶었다.


왜였을까.

솔직히 말하면 멋져 보이고 싶었고,

있어 보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내 성적이 그 길을 허락하지 않았다.


갈 수 있는 대학도 없었고,

방법도 막막했다.


그런 와중에

학점은행제 경영학과라는

길이 눈에 들어왔다.


솔직히, 처음에는 진심으로 경영학을

공부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럴듯한 간판을 만들고 싶어서

선택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가볍고 단순했던 시작이 내 인생의 흐름을 바꿨다.


처음 강의를 들었을 때, 모르는 단어 투성이였다.

경영, 회계, 마케팅, 조직행동…

그 단어들이 나를 설레게 했다.


‘나도 이제 공부라는 걸 해보는구나.’

어디에도 속하지 못했던 내가

처음으로 무언가에 진심을 갖게 된 순간이었다.


하지만 설렘은 오래가지 않았다.

공부를 시작한 만큼 결과도 따라올 줄 알았다.

하지만 죽어라 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았다.


좌절감, 초조함, 불안.

머릿속은 온통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뿐이었다.


그저 견디는 것도 아니고,

버텨내기 위해 발버둥치는 날들이었다.


나보다 훨씬 여유 있게 해내는 사람들을 보면서

질투, 자책, 자기혐오 같은 감정이 뒤섞였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았다.

아니, 포기하지 않는 법을 그때 처음 배웠다.


하루하루 책상 앞에 앉는 연습부터 다시 시작했고,

암기 노트를 만들고, 강의 영상을 반복해서 보았다.


누구보다 느렸지만, 조금씩 따라갔다.


눈에 띄는 성장은 아니었지만,

내 마음이 변하고 있었다.


무기력하게 세상을 바라보던 내가

처음으로 세상과 정면으로 마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작은 성과가 하나둘 쌓이기 시작했다.


‘아, 진짜 변할 수 있구나.’

처음으로 진짜 자신감을 느꼈다.


하지만, 그런 감정과 함께

늦게 시작한 삶에 대한 후회도 밀려왔다.


‘조금만 더 일찍 알았더라면.’

‘예전의 나는 왜 그렇게 살았을까.’


자신감과 후회가 교차하는 그 복잡한 감정 속에서

나는 진짜 성장을 경험했다.


자기계발이라는 건 거창한 성공을 이루는 게 아니라

‘이전의 나보다 단 1mm라도 나아지는 것’이라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


지금 돌아보면,

그 시절의 나는 세상 앞에서 작고 불안한

존재였지만 적어도 도망치지 않고 마주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그 시작이 바로,

‘처음으로 나를 위해 공부를 시작했던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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