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위'라는 단어는
예전의 나에겐 낯선 단어였다.
대학교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했고,
갈 길이 막막했다.
그러다 우연히 ‘학점은행제’라는
제도를 알게 되었다.
학점은행제는 정규 대학처럼
캠퍼스가 있는 게 아니다.
정해진 교육기관에서 수업을 듣거나
자격증을 취득하면 그 학점을 모아
학위를 수여하는 제도다.
수업만 듣는 게 아니라
자격증을 병행하면 기간을 단축할 수도 있었다.
다시 말해,
스스로 관리하고 밀어붙이기만 하면
빠르게 학사학위를 딸 수 있다는 의미였다.
그 말을 듣고, 마음을 굳혔다.
이왕 하는 거, 최단기간에 끝내보자.
그 목표 하나로 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말처럼 쉽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자격증 취득 과정이 만만치 않았다.
단순히 수업을 듣는 것보다
시험 준비, 서류 준비, 실기 연습까지
정신적으로도 체력적으로도 지치는 날이 많았다.
게다가 나는 남들처럼 그냥 똑같이 해서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더 악착같이 했다.
“결과로 증명하고 싶다.”
그 마음 하나로 포기하지 않고 버텼다.
경제적인 어려움이 크지는 않았지만,
내 삶을 온전히 내가 책임지는 느낌을 갖고 싶어
20살부터 마트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저녁엔 일하고, 낮엔 강의를 듣고 자격증 준비를 하고.
그 생활이 당연한 줄 알았다.
하지만 가장 힘들었던 건 정서적인 피로감이었다.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새로운 도전,
공부, 자격증, 학점관리, 아르바이트…
처음 마주하는 것들이 너무 많았고,
그 앞에서 나는 매일 초보자였다.
실수했고, 넘어졌고, 속상한 날도 많았다.
그렇게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4년제 학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하지만, 학위 수여식 같은 건 없었다.
조용히, 아무도 모르게 인터넷에서 학위증을 다운 받았다.
프린트된 한 장의 종이. 그걸 바라보는데,
기분이 묘했다.
크게 기뻤던 것도, 눈물이 났던 것도 아니다.
단지,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제 다음 단계로 갈 수 있겠구나.”
그게 너무 뿌듯했고, 처음으로 ‘성취감’이라는 걸 느꼈다.
아무도 시키지 않았고, 누구도 대신해주지 않았고,
스스로 해냈다는 사실이, 나를 바꿔놓았다.
그때의 나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그때 포기하지 않고 웃으면서, 긍정적인 마인드로 달려줘서
정말 고마워. 그 초심과 도전정신, 앞으로도 절대 잊지 않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