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라는 숲, 적정한 온도를 찾아서

관계의 가치를 디자인하다

"우리는 홀로 서 있는 나무입니까, 아니면 숲을 이루는 나무입니까?"

우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관계라는 거미줄 속에 던져집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우리가 가장 많이 흘리는 눈물과, 밤잠을 설치게 하는 괴로움의 주체 또한 '사람'입니다. 인간(人間)이라는 한자어가 말해주듯, 우리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존재하는 존재들입니다. 그 사이가 너무 가까우면 서로의 가시에 찔려 상처를 입고, 너무 멀어지면 고립의 추위 속에 떨게 됩니다. 관계의 핵심은 결국 '거리'와 '온도'를 디자인하는 일입니다.


20년 넘게 수많은 이들의 인생 상담을 진행하며 제가 목격한 갈등의 본질은 대개 '경계선의 상실'이었습니다. 사랑한다는 미명 아래 상대의 마음을 흙발로 짓밟거나, 반대로 상처받지 않기 위해 마음의 빗장을 굳게 걸어 잠그고 외로운 성주로 살아가는 이들을 봅니다. 하지만 건강한 관계는 '함께'이면서도 동시에 '따로'일 수 있는 존중의 여백에서 피어납니다. 당신의 인생 숲을 지탱해주는 '뿌리' 같은 존재는 누구입니까? 그리고 당신의 에너지를 갉아먹는 '에너지 뱀파이어'로부터 스스로를 지켜낼 투명한 보호막은 준비되어 있습니까?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으려 애쓰지 마십시오. 그것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당신의 영혼을 소진시키는 가장 빠른 길입니다.

빽빽한 숲이 건강하게 자라기 위해서는 적절한 '가지치기'가 필수적이듯, 우리 삶에도 정기적인 관계의 디톡스(Detox)가 필요합니다.

무례한 사람에게 정중하게 선을 긋고, 나를 존중하지 않는 이들에게서 기꺼이 멀어지는 용기를 낼 때 비로소 내 곁의 소중한 이들에게 건넬 온전한 사랑의 온기가 비축됩니다.


타인에게 'YES'라고 대답하느라 정작 나 자신에게는 'NO'라고 비명을 지르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십시오. 나 자신과 가장 먼저 화해하고 단단한 뿌리를 내릴 때, 우리는 비로소 타인이라는 거대한 숲과 아름답게 공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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