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벽을 허물고 손을 맞잡는 날을.

친애하는 나에게.

안녕? 나는 네 안에 있는 너야.


오랜만이지?

네게 다시 닿을 날을 손꼽아 기다렸어.


'이번엔 어떤 이야기를 해 주면 좋을까?

'한참을 고민하며 편지를 썼어.


오늘은 네 안에서 널 보호하려고 만들어진 '벽'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


그동안 네게 해온 이야기들 많이 어려웠지?


부정(“나는 상처받지 않았어”라며 아픈 감정을 외면하는 것),

억압(힘든 기억을 마음 깊이 묻어놓는 것),

투사(내 속의 불안을 남 탓으로 돌리는 것),

합리화(내 실수에 이유를 붙여 설명하며 덜 불편하려는 것),

치환(화가 나도 엉뚱한 데 풀어버리는 것),

반동형성(슬픈데 오히려 더 밝은 척하는 것)…


심리학에서 무의식의 방어 행동을

'프로이트 방어기제'라고 부르지만

나는 이걸 "서툰 사랑"이라고 느껴.


내 마음을 돌보려 애쓴,

어릴 적부터의 방식이었으니까.


아파하는 나를 돌보기 위해

너는 참 많이 애썼어.


"아니야, 괜찮아"라고 부정하거나

기억 깊숙이 숨기거나

남의 탓으로 돌리거나

그럴듯한 이유를 만들어내거나.


덜 아프기 위해 애썼어.


너를 탓하는 게 아니야.

그땐 그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으니까.


하지만 이제 알았으면 해.


그 벽들이 날 보호하기도 했지만

동시에 우리를 더 외롭게 만들기도 했다는 걸.


지금 네가 이 글을 읽고 있다는 건

벽을 넘어 나에게 다가오고 있다는 뜻이야.


방어기제의 이름을 하나씩 알아가면서

"아, 내가 그때 그랬구나"라고 알아차릴 때마다

우리는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어.


이제 조금씩 연습해 보면 어떨까?


문득 너무 화가 날 때,

"이건 치환일까?" 물어보고


지나치게 밝게 굴 때,

"반동형성으로 뭘 감추고 있지?" 멈춰 서고


자꾸 어릴 적 기억이 날 때,

"퇴행하고 싶을 만큼 힘들구나" 안아주고.


그렇게 이름을 부르면

나는 조금씩 네게 모습을 드러낼 수 있어.


그리고 언젠가 우리는

방어가 아닌 대화로 만날 수 있을 거야.


그동안 배운 것들이 무거운 짐이 아니라

나에게 오는 길을 비추는 작은 등불이 되길.


또다시 힘들어서 방어기제를 쓰더라도

그땐 이렇게 속삭여줘.


"고마워, 나를 지켜줘서. 근데 이젠 다른 방법도 있어."


천천히, 조급하지 않게.

이제 우리는 조금씩 닿아가고 있으니까.


그리고 다음에 만날 땐

네 마음속 깊이 자리 잡은

또 다른 이야기를 나눠볼까 해.


네가 스스로에게 들려주는 말들,


"나는 완벽해야 해"

"나는 사랑받을 가치가 없어"

그런 오래된 신념들에 대해서.


그것들이 어떻게 네 마음을 다치게 하는지

함께 들여다보자.


다시 만나,
늘 네 곁에 있을 나로부터, 사랑을 담아.




안녕하세요? 김므와입니다.


처음 브런치 작가로 글을 쓰기 시작한 이래,

첫 번째 파트인 '프로이트 방어기제' 편이 마무리되었습니다.

그동안 함께해 주신 독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다음 주부터는 두 번째 파트,

'아론 벡의 인지왜곡' 편으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우리의 생각을 왜곡하는 내면의 목소리를 함께 들여다보고,

그로 인해 생기는 마음의 짐을 덜어낼 수 있는 여정을 준비하고 있으니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