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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승란 Aug 23. 2024

터널을 지나가는 중일뿐입니다.

그러니까 나갈 수 있어요.

살 수가 없어서 죽는 게 마음대로 안 돼서

겨우 17살에 홀로 이 나라를 떠난 내 딸

산전수전 겪으며 울며 버티던 이가

이제 자기 걱정하지 말라고

미안하다고 고맙다고 한다.


오늘 아침 해외입금문자가 왔다.

딸이 보낸 비행기 표값이다.
방학에 일해 번돈으로 자기가 사는 곳을 엄마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이제 자기 걱정하지 말라고

나를 부른다.


그 밝던 이가 격은 긴 어둠의 터널...

왕따 자살 트라우마 우울증 공황장애...

그 끔찍했던 곳을 이제야 거의 나왔나 보다.


내가 있는 곳이
아무리 어두워도 여긴
막다른 골목 끝 동굴이 아니라
터널일 뿐이라고
ㆍㆍㆍ
그러니까
계속 움직이면
밖으로 나갈 수 있다고
믿길 잘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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