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라는 이름으로 적어 내려간 서툰 첫 문장, 첫 책

쓰니 응 쓰다.

by 해그해그


나에게는 오래전부터 간직해 온 조각들이 있었다 엄마가 되기 전, 수줍게 일기장 구석에 적어 내려갔던 시들, 그리고 엄마가 된 후 아이들의 숨소리를 들으며 틈틈이 기록해 온 문장들. 하지만 그것들을 세상 밖으로 꺼낼 용기는 늘 부족했다.


어릴 적의 나에게 ‘책을 낸다는 것’은 감히 꿈조차 꿀 수 없는, 저 멀리 다른 세상의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나를 움직이게 한 것은 역설적으로 나의 아들들이었다.


아홉 살, 일곱 살, 다섯 살.


넘어지고 깨지면서도 다시 일어나 웅덩이 속으로 뛰어드는 아이들의 무모한 도전, "내가 할 거야!"라고 외치며 세상을 향해 뻗는 작은 손질들.


그 투명한 용기를 곁에서 지켜보며 나는 문득 부끄러워졌다. 아이들은 온몸으로 생의 첫 페이지를 써 내려가고 있는데, 엄마인 나는 왜 내 마음의 문장들을 가두고만 있었을까?


아이들이 보여준 용기는 나에게 불씨가 되었다. 나는 먼지를 털어내고 짧은 시들을 엮기 시작했다. 세련된 문법도, 화려한 미사여구도 없었지만 그 안에는 엄마로서, 그리고 한 여자로서 지나온 치열한 시간의 기록이 담겨 있었다.


그렇게 나는 부크크에서 출판이라는 낯선 길 위에 서 보았다. 모든 과정을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져야 하는 일은 두려웠지만, 그 두려움은 곧 해방감으로 변했다. 마침내 내 이름이 박힌 책을 손에 쥔 순간, 나는 아들들에게 당당히 말할 수 있었다.


엄마도 너희를 보며 이만큼 성장했다고, 너희의 도전이 엄마를 다시 꿈꾸게 했다고 말이다.


상상하지 못했던 일을 해냈다는 사실은 이제 나의 가장 단단한 자부심이 되었다. 이제 나는 안다. 엄마라는 이름은 단순히 아이를 보살피는 존재가 아니라, 아이와 함께 용기를 나누며 각자의 우주를 넓혀가는 동반자라는 사실을.


첫 번째 책을 내며 내디뎠던 그 위대한 첫걸음을 잊지 않으려 한다. 앞으로의 앞날은 누구도 모르지만, 나는 이제 두렵지 않다. 내 곁에는 언제나 나에게 용기를 주는 세 아들이 있고, 내 손에는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엄마’라는 이름의 펜이 쥐어져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