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들이 가르쳐준 ‘사랑’이라는 단어의 무게

깨달음

by 해그해그


엄마가 되기 전, 내가 알던 ‘사랑’은 솜사탕처럼 가볍고 달콤한 것이었다. 누군가를 향한 설렘, 혹은 다정한 말 한마디면 충분하다고 믿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아홉 살, 일곱 살, 다섯 살 세 아들을 품에 안고 비바람 같은 일상을 통과하며, 나는 비로소 사랑이라는 단어가 가진 묵직한 무게를 실감한다. 아들들이 가르쳐준 사랑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그것은 인내라는 이름의 무게였고, 책임이라는 이름의 닻이었다.


세 아들을 데리고 길을 나서면 세상은 나를 향해 각기 다른 시선을 보낸다. 아이가 귀한 시대에 "애국자"라는 찬사가 들려오기도 하지만, 그 이면에는 "딸이 없어 어쩌나" 하는 섣부른 동정이나 "아들 셋을 어떻게 키우나" 하는 기함 섞인 눈초리가 그림자처럼 따라붙는다. 때때로 그 시선들은 날카로운 가시가 되어 내 평온한 마음을 툭툭 건드리곤 한다.


하지만 그들이 모르는 것이 있다. 아홉 살 형아의 듬직한 어깨와 일곱 살 둘째의 장난기 어린 애교, 그리고 다섯 살 막내의 포근한 살결이 내 삶을 얼마나 촘촘하게 채우고 있는지 말이다. 사람들은 내 어깨에 지워진 짐만 보지만, 나는 내 심장을 받치고 있는 세 기둥을 본다.


아들 셋을 키우는 일은 매일 나의 바닥을 마주하는 일이다. 나의 한계를 시험하는 에너지를 견뎌내고, 투박한 대화 속에서 진심을 읽어내며, 나는 예전의 나보다 훨씬 크고 단단한 사람이 되어간다.


달콤하기만 했던 사랑은 이제 폭풍우 속에서도 배를 흔들리지 않게 잡아주는 묵직한 '닻'이 되어 내 삶의 중심을 잡고 있다.


세상의 편견 어린 시선에 흔들릴 때면 나는 내 아이들을 본다. 엄마라는 이름 하나만으로 세상 전부를 가진 듯 웃어주는 세 아이. 타인의 시선은 그저 스쳐 지나가는 바람일 뿐이지만, 이 아이들이 나에게 가르쳐준 사랑의 무게는 내 평생을 지탱할 유산이다.


오늘도 나는 세 아들의 손을 잡고 길을 나선다. 사람들이 혀를 차며 말하는 '고생'은 내게 '숭고한 헌신'의 다른 이름이며, 그들이 말하는 '힘겨움'은 내가 감당해야 할 '가장 찬란한 책임'이다. 이 묵직한 사랑의 무게를 감당할 수 있기에, 나는 오늘도 그 누구보다 당당한 세 아들의 엄마로 걷는다.





내가 알던 사랑은 솜사탕 같은 것이었다

입술 끝에 닿기도 전에 녹아버리는 달콤함

가습기 김처럼 공중으로 흩어지는

형체 없는 가벼움인 줄로만 알았다


세 아들의 손을 잡고

비바람 치는 일상의 한복판을 지나며

나는 비로소 흩어지지 않는

사랑의 실체를 만진다


아들들이 가르쳐준 사랑은

결코 가볍게 날아오르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진흙탕에 빠진 발을 떼게 하는

지독한 인내의 무게였고

거친 파도 속에서도 내 생을 붙드는

묵직한 닻의 무게였다


사람들이 흩뿌리고 가는 가벼운 말들이

발등에 생채기를 내고 지나가도

나는 흔들리지 않는 닻을 내리고

내 삶을 지탱하는 세 개의 기둥을 본다


세상이 고생이라 부르는 이 무게가

나라는 사람의 그릇을 얼마나 넓히고 있는지

그들은 결코 알지 못한다


오늘도 나는

공중으로 흩어지는 헛된 마음들을 뒤로하고

내 어깨에 얹힌 이 듬직한 사랑의 무게를

기꺼이, 그리고 아주 기쁘게 짊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