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과 함께하는 호텔, 에이스
호텔 브랜드 하면 떠오르는 것은 롯데호텔이나 포시즌, 신라호텔 같은 거대한 최고급 호텔과 무인양품 브랜드에서 전개하는 무인양품 호텔이다. 조금 더 보태면 최근에 알게 된 호텔 안테룸 서울 정도가 있겠다. 그만큼 호텔 브랜드에 관심이 없었다.
우연히 올해 서울 워크 디자인위크 특강을 듣게 되었다. 미래의 생활 플랫폼이라는 주제를 놓고 펼친 이야기를 듣다 보니 삶과 연관된 브랜드들, 특히 공간에 관심이 생기게 되었다.
그 획을 따라 수업 중 가상 호텔 브랜드를 기획하며 찾다 참고사례로 알게 된 ACE 호텔의 이야기를 적어놓으려 한다.
에이스 호텔은 뉴욕에서 제법 힙한 호텔로 미국, 영국을 넘어 2020년엔 일본 교토에 오픈한 에이스 호텔 교토를 포함해 현재까지 11개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에이스 호텔은 트럼프에서 높은 숫자이며 동시에 가장 낮은 숫자인 에이스에서 착안하여 도심 속에서 모든 형태의 커뮤니티와 유기적 상호작용을 만들어낸다고 밝히고 있다.
에이스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에 주목했다. 지역 커뮤니티를 최우선으로 두는 에이스 호텔은 잊힌 지역을 발견하여 그곳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으려는 시도를 한다. 호텔을 매개체로 지역에 생기를 불어 넣을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이미 번화가인 지역에서도 잘 파고들어 단절되고 주목받지 못하는 건물이나 장소를 찾아내 다시금 활발하게 만든다. 이는 런던 쇼어디치점이 좋은 사례이다.
에이스 호텔 런던 쇼어디치점은 런던 쇼어디치 하이스트리트에 들어섰는데 본래 차가 다니는 큰 도로였을 뿐이지 트렌디한 숍이라던가 명소라는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었다. 호텔 입점 이후 스타일리시한 멀티숍이 하나 둘씩 생기기 시작했다. 무조건 좋은 점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호텔 하나가 한 지역에 미치는 영향이 제법 크다는 점은 확인이 가능했다.
에이스 호텔은 로비에 공을 많이 들인다. 로비는 호텔의 첫 인상이니 로비를 들어갈 때, 최대한 거기서만 느낄 수 있는 지역성을 느끼게 하고 자신의 거실처럼 느끼게 하는 것을 목표로 둔다. 이에 에이스 호텔은 로비를 공유했다. 혼자 와서 커피를 마셔도, 업무를 진행해도, 투숙객이 아닌 사람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이 공간을 디자인 할 때, 로컬 브랜드와 협업해 다양한 지역 생산품을 배치하여 그 지역성의 이야기를 쌓아놓는 설계를 했다.
지역 커뮤니티와 아무런 연관이 없는 호텔에 머물러 싶어 하는 사람이 있을까? 최근에는 확실히 '지역성'을 품은 호텔들이 많이 생겨나는게 보인다. 에이스 호텔이 탄탄한 브랜드 입지를 가지게 된 데에는 많은 요소들이 분명 존재하겠지만, 지역에 융화해 그 지역의 변화를 이끈 점이 가장 크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