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문득,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가 궁금하다.
그들의 길 위엔 어떤 바람이 불었고
어떤 빛이, 어떤 어둠이 드리웠을까.
인생은 모두 다른 결을 가진 이야기.
누군가의 말은 가슴을 두드리지만,
또 어떤 말은 내 안에 들어오지 못한다.
그것은 마음의 문턱이 높아서가 아니라
서로 다른 계절을 지나고 있기 때문일지도.
가까움이 꼭 호의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때로 친밀함은 무례로, 다정함은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그래서 사람 사이의 거리는
늘 정답 없는 질문처럼, 흔들린다.
관계의 끝,
그 조용한 무너짐은
마음을 쓸쓸하게 만들고,
지나간 온기를 되짚으며
내 안에 작은 황무지를 만든다.
사람을 안다는 것,
그건 오래 걸리는 일이다.
그리고 마음을 얻는 일은
더 깊은 침묵을 견뎌야 가능한 일이다.
누구에게나 말 못 할 이야기 하나쯤은 있고,
감추고 싶은 벽도 있다.
삶의 지혜란
누가 들려준 말이 아니라,
걸어온 길에서, 부딪히고 깨지며
내 안에서 피어난 것들이다.
한 곳의 진실이 다른 곳에선 거짓이 되기도 한다.
한 사람의 해답이 다른 이의 오답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우리는 각자의 진실을 품고
각자의 풍경을 지나간다.
좋은 뜻도,
상대의 마음에 닿지 않으면
한순간 차가운 벽이 되고,
심지어 적의 얼굴로 변할 수 있다.
그래서 마음은 건넬 때보다
받아들여질 때 비로소 따뜻해진다.
그러니 남의 지혜는 참고만 하자.
내 것이 되려면,
내 삶의 언어로 다시 쓰여야 한다.
지나가는 감정들에
굳이 발을 멈추지 말자.
반감도, 오해도,
그저 바람처럼 지나가게 두자.
세상은 결코 간단하지 않다.
때로는 아름답고,
때로는 견디기 어렵다.
그래도 나는
내 마음의 결 따라 걸어갈 뿐이다.
누가 먼저 가든,
누가 늦게 오든,
모두 제 자리에 도착하게 되어 있다.
그것이 삶이 흐르는 방식이다.
커피를 진하게 마시는 이도 있고,
묽고 연하게 마시는 이도 있다.
뜨겁게, 혹은 차갑게.
홀짝이며 음미하거나,
한 모금에 꿀꺽 삼키기도 한다.
인생도 그렇다.
방식은 다르되, 모두 다 자기만의 맛이 있다.
그러니 굳이
남의 속도에 나를 맞추지 말자.
억지로 어깨를 맞대지 말자.
그저 뚜벅뚜벅,
나의 리듬대로 걸어가자.
이 세상은 결국
알아서 제 자리를 찾아가는 법이다.
앞서거나 뒤서거나,
그 또한 나그네의 몫이다.
인생은 나그네 길.
물 흐르듯 살아가자.
억지 부리지 않고,
오면 감사히 맞고,
가면 조용히 보내며,
하루하루를 여여하게 걷자.
지나간 인연에 미련 두지 않고,
다가오는 인연에 마음을 여는 것.
그것이 아마,
나그네로 사는 지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