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의 길

by 엠에스

< 나그네의 길 >


가끔은 문득,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가 궁금하다.

그들의 길 위엔 어떤 바람이 불었고

어떤 빛이, 어떤 어둠이 드리웠을까.


인생은 모두 다른 결을 가진 이야기.

누군가의 말은 가슴을 두드리지만,

또 어떤 말은 내 안에 들어오지 못한다.

그것은 마음의 문턱이 높아서가 아니라

서로 다른 계절을 지나고 있기 때문일지도.


가까움이 꼭 호의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때로 친밀함은 무례로, 다정함은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그래서 사람 사이의 거리는

늘 정답 없는 질문처럼, 흔들린다.


관계의 끝,

그 조용한 무너짐은

마음을 쓸쓸하게 만들고,

지나간 온기를 되짚으며

내 안에 작은 황무지를 만든다.


사람을 안다는 것,

그건 오래 걸리는 일이다.

그리고 마음을 얻는 일은

더 깊은 침묵을 견뎌야 가능한 일이다.

누구에게나 말 못 할 이야기 하나쯤은 있고,

감추고 싶은 벽도 있다.


삶의 지혜란

누가 들려준 말이 아니라,

걸어온 길에서, 부딪히고 깨지며

내 안에서 피어난 것들이다.


한 곳의 진실이 다른 곳에선 거짓이 되기도 한다.

한 사람의 해답이 다른 이의 오답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우리는 각자의 진실을 품고

각자의 풍경을 지나간다.


좋은 뜻도,

상대의 마음에 닿지 않으면

한순간 차가운 벽이 되고,

심지어 적의 얼굴로 변할 수 있다.

그래서 마음은 건넬 때보다

받아들여질 때 비로소 따뜻해진다.


그러니 남의 지혜는 참고만 하자.

내 것이 되려면,

내 삶의 언어로 다시 쓰여야 한다.

지나가는 감정들에

굳이 발을 멈추지 말자.

반감도, 오해도,

그저 바람처럼 지나가게 두자.


세상은 결코 간단하지 않다.

때로는 아름답고,

때로는 견디기 어렵다.

그래도 나는

내 마음의 결 따라 걸어갈 뿐이다.


누가 먼저 가든,

누가 늦게 오든,

모두 제 자리에 도착하게 되어 있다.

그것이 삶이 흐르는 방식이다.


커피를 진하게 마시는 이도 있고,

묽고 연하게 마시는 이도 있다.

뜨겁게, 혹은 차갑게.

홀짝이며 음미하거나,

한 모금에 꿀꺽 삼키기도 한다.

인생도 그렇다.

방식은 다르되, 모두 다 자기만의 맛이 있다.


그러니 굳이

남의 속도에 나를 맞추지 말자.

억지로 어깨를 맞대지 말자.

그저 뚜벅뚜벅,

나의 리듬대로 걸어가자.


이 세상은 결국

알아서 제 자리를 찾아가는 법이다.

앞서거나 뒤서거나,

그 또한 나그네의 몫이다.


인생은 나그네 길.

물 흐르듯 살아가자.

억지 부리지 않고,

오면 감사히 맞고,

가면 조용히 보내며,

하루하루를 여여하게 걷자.


지나간 인연에 미련 두지 않고,

다가오는 인연에 마음을 여는 것.

그것이 아마,

나그네로 사는 지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