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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적됨의 본질

고귀한 무너짐

by 부냥

경험과 노하우를 우직하게 축적해 왔기에, 위기와 시련의 순간에도 묵직하게 나아갈 수 있는 사람

어떤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고, 축적됨에서 나오는 여유를 통해 묵묵히 견뎌낼 수 있는 사람

우리는 이런 사람들에게 감동을 받습니다. 배움을 얻습니다. 그리고 신뢰를 하게 됩니다



하지만 축적한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입니다

실상은 매일 닥친 일상들을 해치우기에도 벅차기 일쑤입니다

무언가 계획한다 한들, 나의 짧은 의지력으로는 그것들을 지속하기가 조차 쉽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점점 더 나 자신이 작아 보일 때, 그리고 무능해 보일 때가 되면, 어느 순간 그런 작은 계획들조차도 세우지 않게 됩니다




조금만 쌓으려 하면 무너져있는 내 모습을 마주하기 싫기 때문에, 결국 작은 축적 조차 하지 않으려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제가 중요하게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축적은 하는 것이 아니라,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모순적이게도 '무너짐'으로써 완성됩니다




젠가의 탑을 쌓듯 나의 계획과, 열정으로 무언가를 축적해 나가더라도 어느 순간에는 결국 무너지게 됩니다

그렇지만 수없이 많은 젠가를 쌓고, 또 무너뜨리다 보면, 어느 순간에는 젠가 블록이 산처럼 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것이 축적됨이었습니다



매 순간 실패했고, 또 넘어지는 그 모든 순간들 조차 사실 우리는 축적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렇기에 무너짐은 의미가 없는 것이 아닙니다​
​​
결국, 무너짐은 축적입니다



오늘 하루도 많은 무너짐 속에 있었지만, 사실 우리는 모두는 탑을 쌓고 있었습니다

아무것도 쌓지 않은 것이 아니라, 한 번이라도 더 쌓아보는 것

실패할 것을 알아도, 한 번이라도 더 계획하고 실행해 보는 것

이 고귀한 무너짐 안에서, 여러분은 축적되어가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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