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추'는 우리 딸이 지어준 들고양이 이름이다..이 녀석하고 인연이 된게 6년 째이다. 집앞 초등학교에서 처음 만났다. 인연이 되려는지 우리를 보고 온갖 귀여운 짓을 다했다. 지붕으로 오르 내리고, 나무 꼭대기에도 오르고, 헤어질 때는 담벼락를 따라 계속 따라 오고. 그 때가 아마 태어난지 몇 달 안되었을 때일 것이다. 고양이치곤 특이하게 감정이 풍부하고 유난히 우리를 잘 따랐다. 그래서, 초등학교 교장선생님과 상의해서 겨울에도 춥지 않은 집을 학교 동산에 지어 주고, 매일 동네 아줌마들 몇이 돌아 가며 밥을 준다.
근데, 이 녀석이 겁이 엄청 많다. 초등학생도 남자 아이를 보면 무조건 도망, 여자 아이들 앞에선 순해지고. 근데, 나를 무지하게 따른다.내가 가면 내 앞에 와서 엉덩이를 댄다. 그럼 궁디뻥빵하며 엉덩이를 때려 주면 얼마나 좋아하는지 꼬리를 떨고 신난 소리도 낸다.
근데, 요 며칠 안보인다. 아내는 죽었을지 모른다고 한다. 나도 걱정이 되서 오후에 가보니 나보고 반갑다고 야옹한다. 반가울 때 야옹은 좀 특별나서 금방 알수 있다. 그래서, 가만 가만 구슬려서 잡아서 동물병원에를 아내가 두 번 다녀 왔다.이 얘기가 미국 사는 딸넴에게까지 알려져, 딸넴은 가족 카톡방에다 후추 어떻게 됐냐고 물어 보는게 인사다.
우리 아이들 다 장성해 자기 갈길 가는데, 후추가 우리의 그런 마음을 채워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