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안녕?" 말하는 것보다 '안녕' 글에 쓰는 것이.
"고마워" 하는 것보다 '고마워' 하고 편지에 적는 것이.
"미안해" 사과하는 것보다 '미안해' 톡 보내는 것이.
내 마음을 더 잘 전달하지는 못하는 걸까?
꼭 얼굴을 보고 말해야지, 내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걸까?
책을 읽고 느낀 감정이, 얼굴을 보고 얘기해서 느낀 감정보다 더 약하거나 작다고 할 수 있을까?
그렇지는 않을 거다.
그렇게 만들기가 쉽지만은 않을 뿐이지.
내 글을 읽고 사람이 울게 만드는 것이.
내 글을 읽고 사람이 웃게 만드는 것이.
내 글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뿐이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얼굴을 보고 얘기해서 느끼는 감정이 글을 읽고 느끼는 감정보다 크고 강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글을 읽고 우는 사람도.
웃는 사람도.
글에 마음을 뺏기는 사람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리고 그런 사람이 자신의 글을 읽고
울게 만드는 것이.
웃게 만드는 것이.
그 글에 마음을 뺏기게 만드는 것이.
작가가 하는 일이다.
그리고 그것이 내가 하고 싶은 일이다.
내 글을 읽고 울지 않아도.
웃지 않아도.
마음이 뺏기지 않아도.
내 글을 좋아해 주기만 한다면, 그렇다면
그것이 내가 글을 쓰는 이유가 될 것이다.
누군가가, 내 글을 좋아해 주니까.
내 글을 읽어주니까.
하지만, 난 잊지 않았다.
누군가 내 글을 읽고 울게 만드는 것이.
웃게 만드는 것이.
내 글에 마음을 뺏기게 만드는 것이.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많이 생겨 내 책을 내는 것이.
내가 글을 쓰는 목적이란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