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왜 쟨 안 간대?"

연재소설

by Blue Page

“뭐 해.”

코치님이 자신의 뒤로 선 아이들을 돌아보았다.

“…….”

“왜, 무슨 불만이라도?”

코치님은 정말로 모르겠다는 얼굴로 물었다. 그때, 담당 선생님이 코치님을 불렀다.

“왜……요?”

코치님은 이번에도 역시 전혀 모르겠다는 얼굴을 하고 담당 선생님에게 달려갔다. 코치님은 관중석 밑에서 열심히 듣고 있었고, 담당 선생님은 관중석 위에서 고개를 숙여 설명하고 계셨는데, 그 소리가 아이들에게도 다 들렸다.

“야, 너 진짜.”

“네? 아까 제 말투 때문…….”

“그거 아니고. 즉석 투표 요즘에 안 한다고. 지금 애들은 너랑 만난 지 1시간도…….”

“아! 어쩐지, 애들 반응이……!”

코치님은 그제야 깨달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애들 쪽을 바라보았다.

“감사합니다!”

코치님은 애들에게 달려왔다.

“아, 얘들아, 미안하다. 주장은 1주일 정도 뒤에 뽑자!”

코치님의 말에, 앞에 나와 있었던 아이들은 숨을 돌렸고, 코치님은 담당 선생님을 바라보았다. 담당 선생님은 짧은 한숨을 쉬긴 했지만, 곧 웃으며 ‘오케이’ 사인을 보내왔다.

흐흐. 하고 웃은 코치님은 아이들을 둘러보았다.

“끝.”

조금은 이상하게 오리엔테이션을 마친 코치님은 그대로 아이들을 부드럽게 문밖으로 밀어냈다.

“가요?”

묻는 아이들에게 코치님은 미소 지었다. 원래 사람은 미소 지으며 착해 보이는데……. 코치님은 착해 보이기는커녕 ‘응. 그러면 여기 더 있게? 빨리 가.’하고 말하는 사람처럼 보였다. 원래 이러면 더 있겠다고 할 아이들이지만, 코치님에게 이미 기가 눌린 아이들은 조용히 수영장에서 퇴장당할 뿐이었다.

“근데, 우리 뭐 하냐? 심심.”

입이 삐죽 튀어나온 지아의 말은 사실이었다. 퇴장당한 애들은 할 게 없었다. 오리엔테이션이기는 해도, 엄연히 ‘수영부’니까 물에는 당연히 들어갈 줄 알아서 챙겼던 수영복과, 나오면서 씻기 위해 챙긴 샤워용품도 그대로 들고 나왔다. 게다가 애초에 물에 들어갈 생각이 없었던 해미도 손에 엄마가 쥐여 준 수영복을 들고 있었다.

“야, 우리 그럼 수영장 구경할래?”

‘수영장?’

지아의 말에 해미가 혹했다. 여전히 시험 기간이어서 일찍 집에 오는 해준이 생각나서도 그렇지만, 이젠 더 이상 수영장 물을 봐도 속이 울렁거리거나 그러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젠 좀 수영장이 어떻게 생겼나, 관중석은 높나…….

이런 게 궁금해진 게 당연했다.

“수영장 구경할 사람?”

재차 지아가 묻자, 해미는 지아 곁에 붙었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수영장 구경을 하고 싶다는 의미인 걸 지아도 알았다. 하지만 다른 애들은 선뜻 지아와 함께 수영장 구경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치지 않았다.

“너희! 진짜, 안 갈 거야?”

지아를 바라보던 현준이 ‘그걸 왜 몰라!’하는 눈빛을 보냈다.

“야, 한지아. 그러다가 너, 코치님한테 걸리면 탈의실 청소라고. 첫날부터 벌 받고 싶냐?”

“탈의실 청소…….”

아, 그래서 그런 거구나. 이유를 알게 된 해미와 지아는 4학년 민서와 효성이를 보았다.

“얘들아……! 난 그런 줄도 모르…….”

미안하다는 신호를 온몸으로 보내며 민서와 효성이를 바라보는 지아를 해미가 막았다.

“왜 이래, 얘. 4학년 앞에서.”

해미는 지금 이렇게 지아를 막고 있는 게 아니라, 수영장을 구경하고 싶었다. 그리고 수영장을 구경하기 위해 지금 필요한 건, 신속한 정리였다.

“그럼, 너희들은 안 한다는 거고.”

해미가 4학년들을 봤다.

“너는?”

해미가 고개로 모여서 게임할 날짜를 잡는 6학년들을 가리켰다.

“안 간다고. 아, 진짜 빨리 좀 정해.”

6학년들은 상당히 신경질적이었다.

“너희, 5학년도 안 가지?”

“네.”

5학년들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곧바로 수영장을 나가는 문으로 직진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서서 갈 곳을 얘기하는 게 처음부터 싫었던 모양이었다.

“아, 뭐야. 그냥 집에 가는 거면 먼저 갔지.”

곧 6학년들도 투덜거리며 나갔다. 이제 남은 건 해미와 지아…… 그리고 현준이었다. 현준은 안 간다면서 왜 남아있는지 모르겠지만 분명한 건 갈 것 같지 않아 보인다는 거였다.

“왜 쟨 안 간대?”

지아가 해미를 보았다.

“나도 모르지.”

해미가 현준을 보았다.

“나도 갈 건데?”

현준은 저 위로 살짝 보이는 수영장 관객석을 보았다.

“수영장 구경.”

현준이 해미와 지아의 표정을 보더니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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