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별로 안 친해요!

두 명의 전학생

by Blue Page

"와~ 너 이름 뭐야?"

"팔 근육 뭐임?"

"잘생겼네?"

"그러게, 잘생기긴 했어."

"머리 검은 애 얘기하고 있는 거지?"

"당연하지."

아이들이 난리가 나 있는 동안, 한동안 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

그리고 내뱉은 한 마디.

"헐."

말 그 자체다.

헐.

홀에는 많은 의미가 있다. 감탄의 의미로 쓸 때도 있고, 놀랐을 때, 그냥 할 말이 없을 때, 아니면 얼이 빠질 때 쓰기도 한다.

근데…… 지금은……. 모르겠다. 그냥 '헐'이다.

"……?"

다니엘 오빠 얼굴에 물음표가 떴다.

순간 내 말을 듣고 한 건가, 하고 긴장되기도 했지만, 오빠의 시선은 날 향하고 있지 않았다.

아……. 그럼 그렇지, 나겠어?

하는 생각이 스치면서 표정이 일그러졌다. 입술을 깨무는 버릇도 나왔다.

그렇게 보낸 10초. 아이들은 어느새 다니엘 오빠와 옆에 있던 잭을 데리고 학교를 구경시켜 준다면서 밖으로 끌고 나간 뒤였다.

"어……."

"너 이름 뭐야?"

"선생님이 조용히 구경시키라고 했는데."

"조용."

"야, 이렇게 잘생긴 애가 왔는데 어떻게 조용히 있어?"

"그니까."

대니얼은 한 마디밖에 안 했는데, 여자애들은 자기들끼리 깔깔댔다.

그러다, 갑자기 조용해졌다. 여기저기 말을 잘 붙이는 다니엘 오빠가 말을 시작한 모양이었다.

"그래서……."

대니얼 오빠의 목소리가 살짝 들렸다가, 여자애들이 복도 끝쪽으로 다니엘 오빠를 이끄는지 목소리가 곧 작아졌다.

교실에 남은 나는 차마 나가지 못하고 아이들 소리에 귀를 기울이다가, 소리가 사라지자 머쓱해져서 문제집을 꺼냈다. 뭐, 할 거 없을 때 그냥 푸는 거다.

습관적으로 문제집을 꺼낸 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문제집을 꺼냈지만, 풀기는 싫어서 주위를 둘러보는 것이었다.

"어? 줄리엣이랑 다이앤이랑……. 너희는 왜 안 나갔어?"

이름은 부르지 않았지만, 선생님은 아멜리아와 에델도 함께 말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에델은 막 아멜리아의 자리로 가려고 일어나는 중이었고, 그때 선생님의 말로 멈추며 어정쩡한 자세가 되었다.

"너희 넷 친하지?"

이것은 샘이 우리 넷이 조금이라도 붙어있는 것 같으면, 말하는 말이었다.

사실은 별로 안 친해요!

그 질문을 받을 때마다 입에 맴도는 말이었다. 하지만, 뱉을 수는 없었다.

실제로 나는 에델만 빼고 아멜리아하고, 다이앤하고 친하니까.

그리고 굳이 이렇게 말해서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었다.

또한 이렇게 말했다가, 에델이 난리를 치면 큰일이었다.

넌 나 안 좋아하냐. 넌 뭐가 그렇게 싫냐. 그러면 난 뭐 너 좋아한 줄 아냐. 나도 너 안 좋아했다. 등등.

생각만 해도 머리 아팠다.

"네."

"친해요."

아이들은 그 질문을 기다렸다는 듯 대답했고, 난 그냥 조용히 '네'하고 가만히 웃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 불편한 웃음은 오래가지 않았다.

따라라라 따라라라 따라라라 라라라라 딴딴딴.

쉬는 시간이 알리는 종이 치자 아이들이 시끄럽게 웃으며 들어왔기 때문이다.

난 아이들의 웃음의 중심에는 클로에가 있을 줄 알았다.

그녀가 우리 반 퀸카 무리(제일 시끄럽고 맨날 뭐 하나씩 일으키고 다니면서 발뺌을 잘하는 애들이어서 붙인 이름)의 리더이기도 하고, 남자애들과도 잘 지내기 때문에 전학 온 애들과 웃고 있을 줄 알았다고 예상한 것이다.

아니면, 전학 온 애들은 뒤에 붙이고 자기들끼리 깔깔대거나.

하지만, 아니었다. 그 중심에는 전학 온 둘이 있었다.

"야 그건 에바지."

"알겠어, 알겠어."

"근데 너희 그 게임해?"

"예~에?"

"하냐고."

"예~에?"

"아니! 장난치지 말고."

"예~에?"

전학 온 둘은 아이들의 질문을 받으며 금세 우리 반의 유행어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여자애들은 그 둘이 유행어를 할 때마다 '킹 받는다' '짜증 난다, 뭘 그렇게 잘 따라 하냐'등 커다란 반응을 하며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중에는 에로스와 썸을 타는 프시케도 있어서, 에로스는 전학 온 다니엘을 향해 눈살을 찌푸리고 있었다.

"야, 야. 자리에 앉자."

에로스가 아이들을 진정시켰다. 뭐, 그 이유가 좋은 의미로 한 것은 아니고 프시케가 웃는 게 보기 싫어서였지만.

나도 자리에 앉는 두 전학생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

피곤해질 6학년생활이었다.

"다이앤, 아멜리아, 에델. 안녕?"

"어… 안녕?"

아이들이 다니엘 오빠한테 인사하는 것과 동시에 난 마음속으로 소리쳤다.

으……!

다니엘 오빠가 내 이름은 부르지 않아서가 아니다.

다시 시끄러워진 아이들 때문이다. 정말이다. 아니, 정말이라니까? 정말로 아이들이 시끄러워졌다고.

"헉, 혹시 아는 사이?"

"무슨 사이야? 어떻게 알게 된 거야?"

"말투가 장난 아닌데?"

"그니까, 나도 그 말하려고 했어."

"완전 다정."

지켜보는 아이들 눈은 완전 하트 덩어리였다.

하트! 덩어리!

하.

앞으로 피곤해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