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다? 싫을 이유도 없지 않나?
따라라라 따라라라 따라라라 라라라라 딴딴딴.
종이 치자마자 다이앤의 모습이 빠르게 이동하기 시작했다. 다이앤의 목적지는, 바로 루카와 다니엘 오빠의 자리.
"다니엘……."
다이앤의 목소리는 처음엔 잘 안 들렸다. 로리가 크게 떠들었기 때문이다. 그 애는 가끔 아무 일도 일도 없는데, '아!!!!!!!!!!!!'하고 소리를 지른다. 가끔 보면, 좀……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
아이들은 모두 다이앤을 쳐다보고 있었다.
"왜 여기 있는 거야? 그리고 루카는 또 왜? 왜 여기에 온 거야?"
다이앤의 말이 끝나자, 다니엘은 다이앤은 목소리보다 훨씬 더 작게 대답했다.
"다이앤……."
어쩌고, 저쩌고.
다니엘 오빠는 엄청 심각한 표정으로 말하고, 그것을 듣는 다이앤의 표정도 그렇게 좋진 않았지만, 그것은 그 둘 뿐이었다.
아니, 애초에 그 둘을 제외한 사람은 그 둘의 대화를 듣지도 못했다.
그러자 내 마음속에 있는 어떤 '것'이 편을 갈라 싸우기 시작했다.
A: 불공평해!
B: 뭐가?
A: 나도 저 대화를 듣고 싶다고.
B: 뻥치네, 넌 다니엘 오빠랑 친하지도 않잖아.
A: 그건…….
A는 졌다.
사실 사실이다. 난 다니엘 오빠랑 친하지 않으니까.
따라라라 따라라라 따라라라 라라라라 딴딴딴.
벌써 6교시!
자리를 바꾼다는 사실에 신이 난 건 나만이 아닌 것 같았다. 다이앤도 날 바라보며 기대된다는 듯, 미소를 지었으니까.
난 자리를 뽑았다.
음……. 18번?
하는 내 마음은 어느새
내 손아, 정말 잘했다. 진짜 잘했어. 난 널 정말 사랑해.
로 바뀌었다.
난 맨 첫 번째 자리였고, 내 뒤에는 다이앤, 조이가 차례대로 있었다.
그리고 조이의 짝은 전학 온 루카, 그리고 다이앤의 짝은 다이앤과 가장 친한 남자애, 아론이었다.
그리고 나의 짝은…… 전학 온…… 다니엘……이었다.
A: 하!
B: 어차피 친하지도 않아서 할 얘기도 없잖아.
A: 그렇긴…… 하지. 그래도!
B: 그래…….
"다이앤, 우리 짝이네."
"그러네."
자리를 옮기는 동안, 아론과 다이앤이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둘은 벌써 다 정리하고 앉아있었다.
아이들이 거의 다 정리하자, 선생님이 아이들을 둘러보았다.
"얘들아, 수학 책 107쪽 마저 풀어야지. 원래 자리 바꾸는 날이 아니었는데, 전학생이 바꾸는 거잖아. 그러니까 수학해야지."
네에~
아이들은 수학책을 폈다.
그런데 문제가…….
짝과 함께 문제를 내봅시다!
주변에 있는 다양한 원 중, 한 개를 정해 원의 지름을 짝에게 알려주고 넓이나 원주를 구하는 문제를 내볼 수 있다.
그래도 짝끼리 안 할 수도…….
했던 나의 '희망사항'은,
"얘들아 문제는 새로운 짝끼리 해. 특히 전학생인 다니엘과 루카의 짝, 아멜리아와 줄리엣은 짝이 어려운 게 있다고 하면 도와주고."
라는 선생님의 말에 와장창 깨졌다.
그래도, 업무적인 말을 할 수 있다.
……아마도?
난 진작에 문제를 다 만들어놓고 눈치를 살폈다.
"……."
난 손톱을 보는 척하며 오빠의 교과서를 슬쩍 보았다.
언제 교과서를 받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언제 그렸는지 이상한 그림들이 가득했다.
……자세히 보니, 교과서 한쪽 귀퉁이에 조그맣게 문제가 쓰여 있는 것 같기도 했다.
"……."
아무래도 내가 먼저 말을 걸어야 할 것 같다.
2분간의 짧은 교류(?)를 끝내고 난 다이앤을 향해 뒤를 돌았다.
음……. 정확히 말하면 다이앤이 먼저 말을 걸었다.
"줄리엣, 오빠랑 짝이니까, 어때?"
어떻다고 얘기해야 할까…….
난 고민에 잠겼다.
좋다? 딱히 좋을 건 없지 않나?
싫다? 싫을 이유도 없지 않나?
보통? 그럼 그냥 남자애들과 앉는 것과 똑같다는 건가? 똑같진 않은 것 같은데.
짜증 난다? 뭐가? 짜증 날 것도 없는데.
망했다? 뭐가 망해? 난 정확히 말하면 업무적인 말 빼고는, 오빠랑 말도 한마디 안 해봤는데.
결국, 난 그냥 생각나는 대로 말했다.
"너무 어색해."
실제로, 어색하긴 했다.
아니, 실제로가 아니었다!
'어색하다'는 이 상황을 표현할 수 있는 최고의 단어였다!
"난 오빠랑 그렇게 친한 편이 아니잖아."
내 말을 들은 다이앤은 눈빛을 바꾸었다.
엥? 저건 무슨 의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