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읖조린 시 [7]
비가 내리면
세상은 잠시 부드럽다.
모서리 각을 감추고, 목소리를 낮추며,
각자의 마음 속으로 스며든다.
사람들은 우산을 펴고 적심을 거부하지만
나는 잠시 멈춰 듣는다.
누군가의 그리움이 떨어지는 소리
누군가의 추억이 되살아나는 소리
그 울림은 내 마음에서 나온다.
비는 세상을 적시지 않는다.
우리 마음을 적신다.
“비는 하늘의 생각이 땅으로 내려오는 일이다.”
하지만
비는 여전히 내린다.
지하철 입구 앞, 우산들이 서로의 어깨를 더듬듯 부딪힌다.
빗물이 우산 끝에서 뚝뚝 떨어지고,
사람들은 발걸음을 재촉하며 좁은 계단 안으로 몰려든다.
누군가의 우산이 내 옷자락을 스치고,
다른 누군가의 신발이 내 뒤꿈치를 밟는다.
그러나 아무도 사과하지 않는다.
모두가 하루를 버티고 돌아가는 길,
조금의 말도, 조금의 눈빛도 사치처럼 느껴지는 시간이다.
계단 아래로 내려갈수록 눅눅한 공기.
비 냄새, 사람 냄새, 피로의 냄새가 섞인다.
그 안에서 문득 떠오른다 —
아까 창문을 타고 흐르던 빗방울의 고요함.
고요는 여기에 없다.
하지만, 그 고요를 떠올리는 마음만큼은
아직 내 안에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