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읖조린 시 [6]
버스 창가에 앉으면
세상은 언제나 떠나가는 쪽이다
창문에 기대어 앉은 나는
붙잡지 못한 이름들을
손끝으로 흘려보낸다
햇살은 흘러들고
바람은 유리창 위에서 멈춘다
멀어지는 사람들의 얼굴이
물결처럼 흔들린다
나는 늘 바깥을 보면서
안쪽의 나를 잊는다
버스 안의 그 누구도
눈맞춤 없는 공간
내리는 자리에서 나는
길비켜주는 옆자리 사람과
가벼운 목례로 첫인사를 나눈다.
언제나 그렇듯, 나는 버스 창가에 앉아 있습니다.
버스 창가는 나에게 '가장 안전한 거리'를 허락하는 공간이었습니다. 움직이는 창문 밖으로 세상은 쉴 새 없이 흘러가고, 그 속에서 나는 의도적으로 안쪽 공간의 외경[外境]을 택합니다. 붙잡지 못한 수많은 인연과 감정들을 김 서린 유리 위에 적었다 지우며, 그 사라짐 속에서 미약한 위로와 해방감을 느낍니다.
우리는 같은 버스에 나란히 앉아 있지만, 시선은 늘 바깥을 향하고 안쪽의 나를 잊어버립니다. 아무도 눈맞춤하지 않는 고독한 공간, 그 안에서 우리는 서로의 존재를 투명하게 지워낸 채 각자의 목적지를 향해갑니다.
하지만 도착 벨이 울리고, 비로소 자리를 뜰 때, 우리는 짧은 순간 서로의 영역을 침범합니다. 그때 건네는 가벼운 목례는 그저 예의를 넘어섭니다. 그것은 긴 침묵 끝에 나누는 첫인사이자, 한 공간을 공유했음에 대한 최소한의 연대입니다.
이 시를 읽는 독자분들도 삶이라는 버스 창가에 앉아, 흘러가는 풍경 속에서 각자의 '안전한 거리'와 '찰나의 교감'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