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리듬을 찾아가는 여정 6편

6편 동호회를 통한 새로운 관계 만들기

by 글빛누리


6편 동호회를 통한 새로운 관계 만들기


익숙했던 사람들과 멀어졌을 때, 새로운 사람들을 찾았다. 함께 걷고, 읽고, 만들어가며 조금씩 연결되기 시작했다. 이번엔 부담 없이, 조금은 가볍게 다가가보기로 했다.


첫 번째 시도: 독서 모임


의미없던 대화들이 그리워지던 어느 날, 나는 결심했다. 새로운 방식으로 사람들을 만나보자고.

온라인에서 독서 모임을 찾았다. "매월 둘째 주 토요일, 카페에서 책 이야기를 나눠요." 간단한 소개였지만, 끌렸다. 책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으니 최소한 어색하지는 않을 것 같았다.

첫 모임에 갔을 때의 설렘과 긴장. 예전 직장 관계들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들이었다. 나이도, 직업도, 살아온 배경도 다양했다. 하지만 모두 책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이번 달 책 어떠셨어요?"

그 질문으로 시작된 2시간의 대화. 예전의 "뭐 했어?", "피곤해" 같은 일상적 대화와는 완전히 달랐다. 각자의 해석과 감상을 나누는 시간이었다.


두 번째 발견: 등산 동호회


독서 모임이 주는 만족감이 있었지만, 뭔가 몸을 움직이는 활동도 하고 싶었다. 등산 동호회에 가입했다.

첫 번째 산행. 새벽 6시에 지하철역에서 만났다. 졸린 눈으로 모인 사람들과 함께 버스에 올랐다. 처음에는 서로 어색했지만, 산을 오르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대화가 시작되었다.


"이 구간이 좀 힘들어요." "천천히 가셔도 돼요." "저기 뷰 포인트 좋네요!"

목표를 함께 향해 가는 동지애. 예전의 관계들이 '편함'을 기반으로 했다면, 이곳에서는 '함께 하는 경험'이 관계의 기반이 되었다.

정상에서 함께 먹은 김밥 한 줄의 맛은 특별했다.


세 번째 도전: 사진 동호회


일상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싶어서 사진 동호회에도 참여해봤다. 매주 토요일 오후, 서울의 다른 동네를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는 모임이었다.

처음에는 내 사진 실력이 부끄러웠다. 다른 사람들의 작품을 보면 "와, 나는 언제 저렇게 찍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누구도 실력을 비교하거나 평가하지 않았다. 대신 "이 각도 좋네요", "빛이 예쁘게 들어왔어요" 같은 격려의 말들이 오갔다.

그리고 각자가 보는 세상이 다르다는 걸 깨달았다. 같은 거리를 걸어도 어떤 사람은 건물에 집중하고, 어떤 사람은 사람들의 표정에 집중하고, 또 어떤 사람은 빛과 그림자에 집중했다.


탁구치는 모습.png Ai 작성: 탁구장은 배움과 배려가 있는 신나게 땀흘리는 공간이다.


네 번째 땀흘림: 탁구 동호회


탁구 동호회는 재밌었다. 탁구대의 양 끝에 서서 주어진 규칙과 실력만으로 공을 넘겨주는 아름다운 연결.

누구나 선생이었고 신참을 배려해주는 랠리가 이어질수록 기쁨이 샘솟았다. 직접 나에게로 와서 폼을 지도해주고 흐트러진 공의 궤적 끝에서 말없이 공을 주워 편하게 넘겨주는 배려.

실력만큼 핸디를 두어 점수를 주고 쉬운 연결로 용기를 주는 나보다 젊은 선배와의 한 게임. 당연히 지지만 올라가는 점수만큼 깨달음도 늘어나는 땀나는 즐거운 공놀이.


시합이 끝나고 근처 치킨집에서 맥주와 함께 끊임없이 이어지던 탁구 이야기. 거기에 일상의 삶을 서로 알아가고 각자가 뭘하는지 자연스레 알아가는 관계의 끝없는 이어짐. 운동이 이렇게 재미있었나. 하루도 거르기 힘든 성장의 매력이 거기 있었다.


다섯 번째 깨달음: 자전거 동호회


자전거 동호회에도 참여해봤다. 한강을 따라 페달을 밟으며 바람을 맞는 시간.

이상하게도 자전거를 타면서는 깊은 대화보다는 "바람 시원하다", "저기 카페에서 쉴까?" 같은 즉석적인 대화가 많았다. 그런데 그런 단순한 대화들이 오히려 편안했다.


목적 없이 달리는 시간, 특별한 주제 없이 나누는 대화. 예전에 그리워했던 '의미없는 대화'들이 이런 형태로 돌아온 것 같았다.


여섯 번째 변화: 관계의 질감이 달라지다


여러 동호회를 경험하면서 깨달은 것이 있었다. 예전의 관계들과는 확실히 다른 질감이 있다는 것.

기존 관계들이 일상의 편의, 습관, 과거의 추억을 기반으로 한 관계였다면 새로운 관계들은 공통의 관심사, 현재의 경험, 앞으로의 가능성을 기반으로 한 관계다.

새로운 관계들에서는 과거의 내가 아닌 현재의 내가 중요했다. 내가 어떤 회사에 다니는지, 어떤 학교를 나왔는지보다는 지금 무엇에 관심이 있고,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지가 더 중요했다.


일곱 번째 놀라움: 선택적 관계의 자유로움


동호회에서 만난 사람들과는 부담 없는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 참여하고 싶을 때 참여하고,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었다.

"이번 주는 바빠서 못 갈 것 같아요"라고 말해도 누구도 섭섭해하지 않았다. 각자의 사정과 리듬을 존중하는 문화가 있었다.

의무감 없는 만남의 편안함. 만나면 반갑고, 만나지 않아도 서운하지 않은 관계.


여덟 번째 성찰: 새로운 연결의 의미


6개월이 지난 지금, 나는 예전보다 더 많은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다. 하지만 그 연결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졌다.

예전에는 의무적이고 습관적인 연결이었다면, 지금은 선택적이고 의식적인 연결이다.

예전에는 과거에 묶인 관계였다면, 지금은 현재를 공유하는 관계다.

예전에는 전인격적 관계를 추구했다면, 지금은 부분적이지만 진정성 있는 관계들을 만들어가고 있다.

중요한 것은 더 이상 '나를 알아줄 사람'을 찾는 것이 아니라, '함께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을 찾는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서로를 알아가게 된다. 억지로 친해지려 하지 않아도, 공통의 경험을 쌓아가면서 자연스럽게 유대감이 생긴다.


동호회가 준 새로운 관계의 패러다임


동호회를 통한 관계 맺기는 내게 완전히 새로운 방식을 알려주었다.

더 이상 "나를 이해해줘"가 아니라 "함께 이것을 해보자"로 시작하는 관계들.

더 이상 "항상 함께하자"가 아니라 "이 순간을 함께 즐기자"는 관계들.

더 이상 "모든 것을 나누자"가 아니라 "이 관심사를 나누자"는 관계들.


그리고 놀랍게도, 이런 관계들이 오히려 더 편안하고 지속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부담도 적고, 기대도 적지만, 그만큼 실망도 적고 만족도는 높다. 각자의 리듬을 존중하면서도 함께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관계들이다.

내가 찾던 것은 이런 관계들이었나보다. 의무가 아닌 선택으로, 습관이 아닌 의식으로 만들어가는 연결들 말이다.


�다시 연결되기 위한 느슨한 방법들

이번엔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부담 없이 시작된 관계들이 오히려 오래 머물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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