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읖조린 시 [2]
제우스와 포세이돈,
하늘과 바다를 나눈 두 형제가
오늘은 나란히 어깨를 맞대고 서 있었다.
바람은 잔잔했고,
수평선은 숨결처럼 고요하게 눕혀 있었다.
그 순간만큼은 신들의 세계도
평온을 알고 있는 듯 보였다.
그러나 평화는 오래 머무르지 못한다.
물속 깊은 곳에서부터 진동이 일어났고,
바람은 돌연 거칠게 몰아쳤다.
제우스의 번개가 허공을 가르며
포세이돈의 삼지창과 부딪히자
하늘은 갈라지고, 바다는 뒤집혔다.
그들은 자신도 모르는 격앙에 사로잡혀
눈부신 광휘와 검푸른 파도를 쏟아냈다.
순간의 분노가
아득한 수평선의 적요를 찢어버렸다.
그때, 작은 돛배에 몸을 싣고
바다로 나선 인간들은
신들의 기분에 따라
한순간 존재를 잃을 수도 있는
덧없는 운명에 붙들려 있었다.
그러나 그들 가운데
헤라클레스와 같은 힘과 기질을 지닌 자는
부러진 노를 움켜쥐고
거대한 파도에 맞섰다.
돛이 찢기고 배가 부서지는 순간에도
그는 두려움 대신 분노를 택하며
신들을 향해 절규했다.
"나의 삶은 당신들의 장난이 아니다!
우리의 고통은 당신들의 오락이 아니다!
번개여, 이 몸을 태울 수 있다면 태워라!
파도여, 이 배를 부술 수 있다면 부숴라!
나는 그대들이 원하는 대로
죽지 않으리라!"
그 무모한 외침은
신들의 거대한 힘 앞에 한낱 바람에 불과했지만,
그 의지만큼은 신들의 격정보다 강했다.
그것이 바로 인간을
결국 만물의 영장으로 세워 놓은
숭고한 불꽃이었다.
그 순간,
대지의 태초적 어머니 가이아가 일어섰다.
그 발걸음에 산맥이 무너지고,
그 손짓에 강줄기가 뒤집혔으며,
그 눈빛에 별빛조차 떨었다.
그녀의 음성은
바다의 심연보다 깊었고,
하늘의 천둥보다 우렁찼다.
"우라노스여, 나의 첫 아들아.
포세이돈이여, 검푸른 심연의 주인이여.
제우스여, 밤과 낮의 경계를 허무는 섬광이여
너희는 모두 내 자궁에서 태어났고,
너희의 힘은 내 살과 피로 길러졌다.
그러나 너희는 지금,
철없는 아이들처럼 세계를 찢고
나의 또 다른 자식들—인간을
희생의 제물로 내몰고 있구나.
내가 허락하지 않으리라!
너희의 격정은 여기에서 멈추고
수평선은 다시 나의 품 안에서
고요히 누워야 하리라!"
그 외침은 대륙의 뼈대를 울렸고,
깊은 심해조차 잠시 숨을 죽였다.
하늘과 바다는 그녀의 품으로 되돌아가며
신들의 격정은 사그라졌다.
그리고 수평선은 다시,
어머니의 품처럼 고요히
인간과 신을 나누어 눕혔다.
그 순간,
바다 위의 작은 돛배에서
인간들은 노를 내려놓고
모두 무릎을 꿇었다.
그들은 기도했다.
살아남음에 대한 두려움으로,
다시 주어진 하루에 대한 감사로.
어떤 이는 떨리는 입술로
하늘을 향해 찬미의 노래를 올렸고,
어떤 이는 아무 말 없이
바다의 어둠 속에 머리를 숙였다.
침묵과 눈물이 섞인 그 기도가
별빛처럼 번져갔다.
그들은 알게 되었다.
자신의 힘은 언제나 미약하지만,
대지의 품과 신들의 숨결 속에서
자신의 운명에 맞서 싸울 수 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