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읖조린 시 [3]
이 이야기는 그리스 신화 중에서도 사랑의 아픔을 가장 깊이 있게 다룬 스토리 중 하나입니다. 뛰어난 음악가 오르페우스가 사랑하는 아내 에우리디케를 독사에게 잃고, 그녀를 되찾기 위해 저승까지 내려가지만 결국 영원한 이별을 맞게 되는 이야기죠.
트라키아의 푸른 언덕 위에서 태어난 자,
아폴론의 핏줄이요, 뮤즈의 축복받은 아들, 오르페우스여!
그대의 리라는 황금으로 빚어졌고
그대의 노래는 돌도 움직이게 하였네.
강물도 멈추고, 맹수도 발걸음 늦추며
나무들도 뿌리 뽑고 따라왔다네.
하늘의 새들도 귀 기울이고
바람도 숨죽여 들었다네.
어느 봄날, 꽃향기 가득한 들녘에서
에우리디케를 만났네, 드리아드의 딸을.
그녀의 미소는 새벽빛처럼 맑고
그녀의 눈빛은 별빛처럼 빛났네.
리라의 줄이 떨리듯 마음이 떨렸고
노래하던 입술이 말을 잃었네.
사랑이란 이런 것이구나,
온 세상이 한순간 고요해지는 것.
혼인의 화관을 머리에 얹고
두 사람은 하나가 되었네.
신들도 축복했고, 새들도 찬송했네,
이보다 아름다운 사랑이 또 있으랴.
하지만 행복은 짧았네, 아! 너무나 짧았네.
여름 한낮, 꽃밭을 거닐던 에우리디케,
아리스타이오스의 구애를 피해 달아나다
독사의 이빨에 발목을 물렸네.
"오르페우스!" 그녀의 마지막 부름,
메아리되어 산골짜기에 울렸네.
그 순간 세상의 모든 꽃이 시들고
하늘도 먹구름으로 덮였다네.
사랑하는 이의 몸이 차가워지고
그 눈빛이 영원히 감겼을 때,
오르페우스의 리라도 울었네,
현이 끊어져라 애절하게.
"에우리디케! 에우리디케!"
그 이름을 부르며 밤낮 헤맸네.
마침내 결심했네, 산 자로서는 아무도 가지 않은 그 길을.
타에나룸의 깊은 동굴을 통해 저승의 강을 건넜네.
카론도 그 노래에 취해 돈 없이도 배에 태웠네.
케르베로스도 세 머리 모두 조용히 하고
복수의 여신들도 눈물을 흘렸네.
시지프스도 바위를 멈추고 탄탈로스도 물을 잊었네.
지옥의 왕 하데스와 페르세포네 앞에 서서
오르페우스가 노래했네, 간절히:
"죽음의 제왕이여, 어둠의 여왕이여,
들어주소서, 이 불쌍한 자의 애원을.
사랑 때문에 왔나이다, 이 어둠 속에.
에우리디케를 되돌려 주소서!
당신들도 한때 사랑을 하셨지 않소?
페르세포네를 사랑한 그 마음으로,
제발 이해해 주소서, 이 간절함을.
그녀 없이는 살 수 없나이다!"
페르세포네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고
하데스의 철석심도 녹아내렸네.
"좋다, 되돌려주리라. 하지만 조건이 있노라.
뒤돌아보지 말라, 지상에 닿을 때까지."
기쁨에 취해 앞서 걸었네, 뒤에서 따라오는 발소리를 들으며.
하지만 의심이 자라났네, 정말 그녀가 따라오고 있는가?
지상의 빛이 보이기 시작했을 때,
참을 수 없는 그리움에 오르페우스가 뒤돌아보았네,
"에우리디케!" 부르며.
그 순간 그녀가 사라졌네, 연기처럼, 그림자처럼.
"잘 가요, 나의 사랑" 마지막 속삭임만 남기고.
다시는 노래하지 않았네, 리라도 깨뜨려 버렸네,
여인들이 다가와도 돌아서고 홀로 산을 헤맸네, 미친 듯이.
마침내 마이나데스들이 그를 찢었을 때
머리는 헤브로스 강을 타고 흘러 레스보스 섬까지 갔네,
여전히 "에우리디케"를 부르며.
그제야 두 영혼이 만났네, 엘뤼시온의 복된 들판에서.
이제는 뒤돌아봐도 좋네, 영원히 함께할 수 있으니.
사랑은 죽음보다 강하지만, 때로는 사랑 때문에 죽는다.
그리고 그 죽음마저도 사랑으로 승화되는 것을.
카프카는 말하였네.
그 어느 누가 사랑하는 자를 둘러싼 불안함에
뒤돌아보지 않으리오.
부조리한 규칙을 조건으로 삼은
죽음의 제왕은 알고있었네. 인간의 한계를.
그 한계는 신들도 예외가 아니었지. 아폴론의 아들조차
순간의 두려움과 호기심을 이겨내지 못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