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은 구름에게

혼자 읖조린 시 [4]

by 글빛누리


갓 태어난 천사의 뽀얀 숨결일까,

조그맣게 세상을 두리번거리는 구름 한 송이.

시간의 투명한 실로 짜인 요람,

그 가벼운 몸을 하늘에 뉘어

옹알이처럼 피어나는 구름의 조각들은

세상모르게 포근히 잠들어 있었네.


하얀 조각들.

순수한 첫걸음이 되어

드넓은 창공의 여백을

조금씩 서투르게 채워갔다.


품에 쏙 안기던 조그맣고 하얀 숨결이

언제 이리도 많은 꿈을 가진

듬직한 구름으로 자라난 걸까.

흰 돛을 펼치는 배가 되기도 하고,

가슴속에 품어두었던 자유를 향해

온몸으로 날갯짓하는 하얀 새가 되기도 했지.

뭉치고 일어서며 제각기 다른 모양을 빚어내는 저 몸짓,

가장 높이 날아오르고 싶은 어린 날의 꿈은

어느덧 시리도록 찬란한 빛깔로

하늘 가득 번지고 있었다.


잿빛구름.jpg

이 작은 구름들도,

바람의 손에 이끌려 소리 없이 흩어지고

저마다의 길을 가는 큰 구름으로 자라나겠지.

비가 되어 메마른 대지를 적시고

강물이 되어 드넓은 바다로 나아가,

결국 다시 하늘로 돌아가는 긴 여행을 한다는 걸 알면서도.

까르르 웃던 작고 뽀얀 구름송이를

언제까지고 이 푸른 하늘에서 보고 싶은 마음,

함께 머물던 기억의 그림자만이

산등성이에 길게 누워 아쉬운 그늘을 드리우겠지.


손으로 애써 잡으려 하면

안개처럼 스르르 흩어지기에,

더욱 간절히 끌어안고 싶은

푸른 날의 눈부신 여백들.

네가 꿈꾸는 드넓은 하늘은

수많은 구름들이 썼다 지운 사랑의 시들이 모여

이토록 깊고 아득한 푸르름을 갖게 되었단다.


너 또한 너만의 모양으로 하늘에 머물다,

가장 너다운 빛깔로 흩어지며,

누군가의 마음에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아름다운 문장들을 새기게 될 거야.

나의 사랑하는 작은 아이야,

너는 오늘 어떤 모양의 꿈을 꾸고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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