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읽기 (수정)

by 김명준

문학읽기는 나에게 고문이다.

ㅁ의 감옥은 나를 가두고 ㄹ의 미로는 두통을 유발한다.

동사는 흰종이에 박제되어 동력을 잃고 명사는 본질을 담는데에 실패한다.

마침표는 종결을 약속하는데 접속사는 그 종결을 지연시킨다.

ADHD는 당장의 감각을 요구하는데 문학은 다음의 문장을 요구한다.

자폐는 구체를 요구하는데 문학은 추상을 요구한다.

우울증은 파괴를 요구하는데 문학은 생성을 요구한다.

육체는 지금-여기서 신음하는데 문학은 손에 잡히지 않는, 잡을 수 없는 난해한 단어들로 고통받는 나를 조롱한다.

뇌는 고전(苦戰)하는데 학교는 고전(古典)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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