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글 올립니다. 글쓰기가 곤혹스러웠습니다. 먼지와 전쟁과 지리멸렬한 정치...... 아무튼 그간 흐리고 바람 불어 을씨년스러운 날이 많았지만, '방 안'(나만의 세계)에 틀어박혀 보내는 시간은 무척 평화로웠습니다. 세상의 모진 바람과 추문(醜聞)들이 내 집 현관문 하나, 내 방문 하나를 못 넘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방 안에 머무는 동안 나는 안전했습니다. 방 안에서 누리는 나만의 평화에 자족하고 있(것)습니다.
당연히 그래서는 안 되는 거였어요. '방 밖 세상'의 비극과 슬픔을 함께 아파하고 슬퍼하고 분노해야 했어요. 하지만 나는 더디 오는 봄만 탓하며 몸을 움츠릴 뿐이었습니다. 몸과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위로해 줄 진정한 봄은 도대체 어느 굽이쯤에서 꾸물거리며 이토록 게으름 피우는 건지 모르겠다며 툴툴대기만 했던 거지요.
비 그치니 해나네요. 참 좋습니다. 바람은 여전히 살짝 찹니다. 이제 내가 모든 것 속으로 스며들 시간입니다. 금연은 별다른 유혹 없이 이어가고 있습니다. 다들 이 황량한 시대에 무탈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