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마지막 날, 후배에게 연락했다. 설날과 추석, 1년에 두 번은 반드시 연락해 안부 묻고 술 사주는 후배다. 이제는 나도 저도 둘 다 고아지만, 후배는 사회성이 부족한 탓에 명절 내내 나보다 쓸쓸할 게 분명해 ‘일부러’ 연락해 만나는 거다. 몇 년 전 영화 같은 사랑이 '불쑥' 끝났을 때 그는 오래 칩거하며 자기만의 방식으로 종료된 사랑의 흔적들을 정리했다. 워낙 맹렬하게 타올랐던 사랑이라 후일의 뒷갈망이 쉽진 않았을 거다. 엊그제 만났을 때 눈빛은 맑고 유순해진 데다, 건강에도 딱히 문제없다는 말을 듣고 마음이 한껏 제멋대로 환해져서 둘이 소주를 5병이나 마셨다. 돌아오는 발걸음은 당연히 가벼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