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은 무척 암울했으나 10월의 교정은 아름다웠지. 백양로 위를 노랗게 물들이던 은행잎들과 잎이 지기 시작하는 청송대의 오후, 텅 빈 노천극장을 스치며 불던 바람, 가정대 숲속에서 바라보던 저녁노을, 학생회관 창문 너머로 바라보던 가을비, 휴게실 ‘푸른샘’에서 들려오던 코헨의 굵은 목소리, 루스 채플 앞 잔디에 누워 바라보던 푸른 하늘, 낙엽을 모아 은행을 구워 먹던 용재관 뒤뜰, 단골 술집 ‘다리네’와 거친 막걸리, 그곳에서 만난 울림터 후배들과 투박한 운동가요들, 카페 ‘연’에서 외상으로 만났던 들국화와 다섯손가락의 노래들, 그립다. 노래로 말하고 꿈으로 숨을 쉬던, 젊은 날의 숱한 '그해 10월'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