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발리에서의 마지막 날이 밝았다. 가이드님과 함께 울루와뚜 절벽 사원과 원숭이 숲을 찾았다. 사원에 입장하려면 예법에 따라 보라색 천을 허리에 둘러야 했는데, 그 생경한 경험조차 여행의 묘미로 다가왔다. 절벽 끝에서 바라본 탁 트인 바다 전망은 가슴이 뻥 뚫릴 만큼 시원했다. 원래는 관광이 불가능했다는 절벽 아래쪽도 한창 공사 중인 걸 보니, 조만간 새로운 명소로 태어날 발리의 모습이 벌써 기대됐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지만, 점심으로 들른 한식당 '강남'은 아쉽게도 입맛에 딱 맞지는 않았다. 게다가 마지막 날이라 그런지 컨디션이 부쩍 떨어졌다. 차 안에서 앞좌석 에어컨 바람을 너무 세게 쐰 탓인지 온몸이 으슬으슬 떨려, 결국 타이레놀을 6알이나 먹으며 버텨야 했다. 몸은 힘들었지만 지압 마사지를 받으며 뭉친 근육을 풀고, 기념품 가게를 돌며 여행의 추억을 하나하나 담았다.
어느덧 공항에 도착해 정들었던 가이드님과 인사를 나눴다. 공항 입구 안쪽까지 배웅해 주시는 가이드님을 뒤로하니 말로 다 못 할 아쉬움이 밀려왔다. 공항에서 샌드위치로 간단히 저녁을 해결하고, 2시간의 기다림 끝에 비행기에 올랐다. 싱가포르를 경유해 다음 날 오전 9시, 드디어 그리웠던 한국 땅을 밟았다.
비록 몸은 조금 고됐지만, 남편과 함께한 6박 8일은 평생 잊지 못할 보석 같은 시간이었다. 다시 발리의 푸른 바다를 마주할 그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우리의 행복했던 신혼여행 기록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