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 대한민국 죽음사용설명서
인체 내에서 혈액의 흐름 메커니즘은 펌프를 동력으로 하여 배관 속을 흐르는 유체의 역학과 크게 다르지 않다. 펌프류와 각종 배관, 이음새 및 부속품들은 인체 구조를 유심히 들여다본 인간들의 작품일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배관에서 역류를 방지하는 체크밸브(check valve)는 식도와 심장에서 역류 방지 기능을 담당하는 괄약근(스핑크터, sphincter)이나 심장판막(heart valve)과 전혀 다르지 않다.
배관에 슬러지(sludge)가 쌓이거나 배관의 구배(경사)가 맞지 않으면 배관은 막히게 된다. 또한 배관 내 유체의 압력 변화가 크거나, 점성(粘性, viscosity)이 지나치게 높아지거나, 난류(亂流, turbulence)가 형성되면, 배관 내벽이 약해져 녹이 슬기도 하고 결국은 파열되기도 한다.
혈류역학(hemodynamics)에서 뇌졸중(뇌경색, 뇌출혈)이나 협심증과 같은 혈관성 질환의 원인은 혈관 내 플라크(plaque)의 축적이나 혈액 점성(viscosity)의 증가로 설명할 수 있다.
1) 플라크(plaque)의 축적
고혈압은 혈관 벽에 전단응력(wall shear stress, WSS)과 압력을 가하여 혈관 내피에 손상을 일으킨다. 고지혈증이나 고혈당은 혈액 성분의 변화를 통해 플라크를 축적한다. 또한 노화나 흡연 등으로 혈관의 탄성이 저하되면 혈류 조절 능력이 떨어진다. 이러한 현상은 포아즈이유(Poiseuille)의 법칙과 다르시-와이스바흐(Darcy-Weisbach) 공식을 통해 설명할 수 있다.
(1) 포아즈이유 법칙
Q = (πR⁴ / 8μL) ΔP
* Q : 혈류량(m³/s), π : 원주율(3.14), R : 혈관 반지름(m), μ : 점성계수(Pa∙s), L : 혈관 길이, ΔP : 압력차(Pa)
플라크의 축적으로 혈관 반지름(R)이 감소하면 혈류량(Q)은 4 제곱 법칙에 따라 급격히 감소한다.
(2) 다르시-와이스바흐 공식
h = f (L/D) (v² / 2g)
* h : 마찰손실수두(head loss due to friction, 혈류 저항, m), f : 마찰계수, L : 혈관 길이(m), D : 혈관 직경(m), v : 혈류속도(m/s), g : 중력가속도(m/s²)
플라크로 인해 혈관 직경(D)이 감소하거나 혈관 벽이 거칠어져 마찰계수(f)가 증가하면 혈류 저항(h)이 커진다. 혈관 직경감소는 상대적으로 혈류 속도(v)를 증가시켜 혈류 저항을 더욱 급격히 높인다.
따라서 고혈압, 고지혈증, 혈액 점성 증가, 혈관 탄성 저하는 혈관 직경을 좁혀 혈류량을 감소시키고(포아즈이유 법칙), 혈관 벽을 거칠게 하여 혈류 저항을 증가시킴으로써(다르시-와이즈바흐 공식) 혈전 형성이나 뇌경색을 유발하여 뇌혈관 질환 위험을 높인다.
2) 혈액 점성(viscosity)의 증가
혈액 내 적혈구 수가 증가하거나 혈장 단백질과 지질 농도가 높아지면 혈액 점성이 증가한다. 또한 탈수, 고지혈증, 만성 염증도 점성 증가의 원인이 된다.
(1) 포아즈이유 법칙
Q = (π R⁴ / 8μL) ΔP
점성(μ)이 증가하면 혈류량(Q)은 감소한다.
(2) 다르시-와이스바흐 공식
h = f (L/D) (v² / 2g)
점성(μ)이 높아지면 마찰계수(f)가 증가하여 혈류 저항(h)이 커진다.
혈액이 끈적해질수록 혈류량은 감소하고 혈류 저항은 증가하여 뇌혈관 질환의 위험이 커진다.
산정특례제도는 국민건강보험법 제41조에 근거하여, 암∙심장질환∙뇌혈관질환 등 고액 진료비가 발생하는 중증 질환자의 본인부담률을 대폭 낮추는 제도로부터 시작하였다. 1990년대 이후 암 환자의 경제적 파탄 사례가 사회문제로 부각되면서 제도 도입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산정특례제도는 2001년 암 환자를 대상으로 처음 시행되었으며, 2010년 이후부터는 적용범위와 기간이 확대 조정되었다.
이 제도는 중증∙희귀 질환자의 경제적 부담을 경감하는 동시에, 사회적 연대에 기반하여 보장성을 강화하고 건강보험제도의 형평성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하겠다. 일반적으로 외래진료나 입원진료 시 본인부담률은 20~60% 수준이지만, 산정특례 적용 시에는 5~10%로 낮아진다. 예를 들어, 암 환자가 300만 원짜리 항암 주사를 맞는 경우 일반 환자는 외래 본인부담률 30%가 적용되어 90만 원을 부담해야 한다. 그러나 산정특례 등록 환자는 5%인 15만 원만 납부하면 되므로, 75만 원의 비용 절감 효과가 발생한다.
산정특례 적용 대상 중증질환 10가지와 본인부담률은 다음과 같다.
1) 암: 모든 암 환자(재발∙전이 포함), 부담률 5%
2) 뇌혈관질환: 중증 뇌출혈∙뇌경색, 부담률 5%
3) 심장질환: 급성심근경색∙심부전, 부담률 5%
4) 중증외상: 교통사고∙산업재해로 인한 다발성 손상, 부담률 5%
5) 중증화상: 광범위 화상치료 필요시, 부담률 5%
6) 희귀 질환: 유전성∙자가면역성 등 희귀 질환, 부담률 5%
* 정부가 지정한 약 1,200개의 질환
7) 중증난치질환: 장기적 치료가 필요한 난치성 질환, 부담률 5%
* 치매, 파킨슨병, 다발성경화증, 중증 건선 등
8) 중증치매: 임상치매척도(CDR) 2점 이상 기준 충족, 부담률 10%
9) 결핵: 활동성 결핵 환자, 부담률 0~10%
10) 잠복결핵: 확진된 경우 치료 필요시, 부담률 0~10%
적용 기간을 보면, 암은 진단 후 5년, 희귀∙난치질환은 1~5년이며 재발∙전이∙잔존 질환이 확인되면 담당 의사의 소견서를 받아 재등록하여 연장할 수 있다. 산정특례 신청 절차는 비교적 간단하다. 의사의 확진을 받은 후 ‘건강보험 산정특례 등록신청서’를 병원을 통해 제출하거나 환자 본인이 직접 건강보험공단 지사에 제출하면, 약 1주 이내 등록 승인 통보를 받는다. 산정특례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HIRA)에서 인정받아야 한다.
산정특례는 적용 대상 질환에 해당하지 않으면 적용이 불가하며, 비급여 항목은 제외된다. 산정특례가 제외되는 비급여 항목에는 상급병실료, 신약(급여 등재 전), 도수치료, 영양제, PET-CT 등 고가 영상검사, 유전자 검사, 예방접종, 건강검진, 성형수술, 피부미용 레이저, 암 진단 초기검사와 5년 경과 후 재발 확인검사 등이 있다. 산정특례가 적용되더라도 인공호흡기, ECMO, 혈액투석기 등 장비 사용료는 적용되지 않으며, 가장 부담이 큰 간병비 역시 적용되지 않는다.
*상급병실료: 특실, 1,2인실 병실료(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