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6월에 이 차를 구입했으니
벌써 20년이 다 되어간다
차를 사고 편의점 일에 과외에 대학원을 다녔기에 저 차는 나의 기동력이었다.
면허를 따고 바로 구입한 중고차 마티즈 이후 첫 새차였고 별다른 잔고장 없이
20년을 내 발이 되어준
고마운 차다.
연애할 때도 함께 다녀주었고
일을 하러 동분서주할 때도 같이 바빠주었다.
바람쐬고 싶어 별안간 새벽에 움직여도
아무 불만없이 다녀주었다.
두 아이를 낳아 기르는 동안,
큰 애가
어린이집을 다니고
초등학교를 다니고
중학교를 다니고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는 지금까지
모든 라이딩을 책임져 주었고
출근길을 안전하게 보장해주었다.
주차공간에도 쏙쏙 얼마나 잘 들어가주었는지 힘들여 뭔가 해본 기억이 없다.
연비도 좋고
애써 힘쓰지 않아도 쉬이 잘 다니게 해 주었다.
저 작은 몸집에 오랜 시간동안
그 큰 캠핑짐들을 차곡차곡
지붕까지 이고지고 달려주었었다.
그리고 나의 0번방.
도망가는 공간이기도 했다.
어떤 날은 속상해서 울고싶어 들어간 공간,
어떤 날은 아이에게 나도 모르게 험한 말을 내뱉고 숨어들어간 공간이기도 했다.
아이를 기다리며 영화도 보고
기쁜 날 슬픈 날 음악을 들으러 다닌 공간이기도 했고, 커피를 마시며 느긋하게 책을 읽은 공간이기도 했다.
이제 이 친구도 엔진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엔진오일도 자꾸 먹어버려서
얼마전부터 계속해서 바꿔야한다는 남편의 의견과
불안하다는 아버지의 말이.
그리고 조금 들어오게 된 통장의 돈이
새차를 구입하기로 마음먹고 일사천리로 차를 사게 된 원동력이 되었다. 그래서 지금의 이 차를 보내기로 했는데 너무 오래된 차라 구입자가 있을지 모르지만 일단 중고시장에 내놓기로 하고 차를 가져갔다. 그런데 ...
차가 이 모양이었단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오일충전하느라 열어보고 했는데 그 사이 이렇게 되어있는지도 몰랐구나 싶었다.
늘 30만km 타면 쉬게 해줄게 했는데
그보다 조금 더 탄 308000km정도 운행을 하고 나니 저도 고되었나보다.
친구가 매일 나보고
징하다고 하더니 진짜 징하게 탔나보다.
이제 쉬겠다고 저리 티를 내고 있었는데
내가 몰라주었구나 싶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새차가 하루 일찍 오는 바람에 제대로 인사도 못하고 못해 마음이 짠했는데
더 마음이 찡해져버렸다.
늘 괜찮다고 힘내라고 툭툭치면
나던 소리도 덜 내주었던 고마운 차에게...
이제 폐차장에 들어간다고 하는데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었다.
고생했다
수고했어
그동안 정말 고마웠어..